육묘용 경량상토 원료수입 차질…‘제2 요소수 사태’ 오나

입력 : 2022-01-26 00:00 수정 : 2022-01-27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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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량상토 주원료인 질석 수입에 차질이 생기면서 벼 육묘용 상토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남 한 상토 생산업체에서 수도작용 경량상토를 각 시·군으로 운반하기 위해 트럭에 싣고 있다.

봄 영농철 앞두고 비상

질석 100% 중국서 수입하는데 올림픽 때문에 생산 전면 중단

올해 선적 실적·예정물량 전무

상토 제조업체 생산 감축·포기 2월말 이후 벼농사 영향 우려

“중량상토 권장 등 대안 필요”

 

봄 영농철을 앞두고 벼 육묘에 많이 사용하는 수도작용 경량상토에 대한 공급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 상토 제조업체들은 경량상토 주원료인 질석을 100%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최근 올림픽 등 영향으로 중국 내 생산이 전면 중단돼 심각한 원료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농사에도 큰 파장이 우려된다.

한국상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중국 톈진항에서 선적된 질석 일부 물량이 국내로 반입된 이후 올 1월1∼24일 추가 선적 실적이 아예 없고, 이후 2월24일까지 선적 예정물량도 전혀 없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량상토 주원료인 질석 반입 중단으로 국내 상토업체들은 당장 공장 가동에 애먹고 있다. 국내 경량상토 생산량의 15∼20%를 담당하는 충남 한 상토 제조업체는 최근 봄철 성수기를 앞두고 제품 생산속도를 일부러 늦추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현재 질석 재고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이라며 “이전 생산 속도를 유지하면 현재 보유한 질석 재고는 일주일이면 바닥나기 때문에 성수기를 앞두고도 일손을 늦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비단 이 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업체마다 최대한 원료 확보에 나서고 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에 따라서는 생산량을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거나, 아예 생산을 포기하려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단시일 내에 이렇다 할 대안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2월4일 개막하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제조업 전 분야에 걸친 환경규제 조치로 질석 광산의 경우 이미 지난해 8월부터 채굴을 전면 금지한 상태다. 질석 선별과정에서 비산 먼지가 많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현재로선 동계패럴림픽까지 모두 끝나는 3월13일 이후 중국 내 질석 생산이 정상화되기만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토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내 질석 생산이 정상화하지 않으면 국내에서 필요로 하는 경량상토의 30%가량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내에선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브라질 등으로 수입선을 대체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지만 수입 가격이 중국에 견줘 두배에 달하는 데다, 실제 국내 수입까지 6개월이나 걸리기 때문에 당장 효과를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원료 가격은 빠르게 치솟고 있다.

이정일 한국상토협회 회장은 “수급 불안으로 질석 가격이 예년 1t당 100달러 수준에서 지난해말 168달러까지 올랐고, 지금은 돈을 주고도 못 구하는 상태”라며 “현재 업체들이 확보해둔 질석이 소요량의 70% 수준인데 2월말 이후 수입이 재개되지 못하면 벼 육묘용 경량상토 생산과 공급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료 부족이 심화하면서 상토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상토업체들에 따르면 올해 산지에 공급되는 상토 가격은 지난해보다 400원가량 인상된 5300원(40ℓ 기준)선으로 알려졌다.

상토 가격 상승에 따라 상토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공동육묘장 운영 농협들은 비상이 걸렸다. 김영찬 경북 구미 고아농협 조합장은 “4월 이전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올해 벼농사를 장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전남 영암군은 최근 올해 벼 육묘용 상토 공급사업 기간을 예년의 절반 수준인 보름간으로 단축·시행했다. 원료 공급 차질로 벼 육묘용 상토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군 관계자는 “사업 신청기간을 절반으로 줄여 사업량을 조기에 확정하면 예년보다 빨리 발주할 수 있고 상토 확보도 다소 수월해질 것으로 판단했다”며 “다른 지자체들도 일찌감치 상토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영농 현장에서는 시장 불안문제를 막기 위해선 경량상토 대신 준중량상토 또는 중량상토 사용을 권장하는 등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중국이 수출을 재개할 것에 대비해 신속한 원료 반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기관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이정일 회장은 “2월말 이후 질석 선적이 재개될 경우를 가정해 정부가 통관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국내 반입 기간이 단축되도록 선제적으로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암=이상희, 홍성=서륜, 구미=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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