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업·농촌의 도전자들] 액상멀칭제 보급…비닐 없는 친환경 농사 ‘도전장’

입력 : 2022-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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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 한국아그로바이오텍 대표(왼쪽)가 안재웅 전무와 함께 회사 연구실에서 버섯 보습용 비닐을 액상멀칭제로 대체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신년기획] 한국 농업·농촌의 도전자들 ⑤·끝 김기정 한국아그로바이오텍 대표<충남 공주>

잡초발생 억제·일손 절감 통기성 좋아 병해충 예방

주성분 옥수수전분 사용 토양오염 우려 전혀 없어

 

김기정 농업회사법인 한국아그로바이오텍 대표가 임인년 새해를 맞아 ‘비닐멀칭 재배 종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직접 개발한 액상멀칭제 보급을 크게 늘려 비닐 없는 농사를 구현함으로써 농가소득 증대와 환경보호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주역이 되겠다는 각오다. 김 대표의 포부가 현실화한다면 멀칭비닐 사용을 당연시해왔던 관행농법에 일대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멀칭(Mulching)이란 농작물을 재배할 때 토양 표면을 덮는 것을 말한다. 잡초 발생을 줄이고 작물 생산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볏짚이나 목초 등으로 토양을 덮었으나 현대에 와선 비닐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는 영농비 상승의 원인이다. 멀칭비닐을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물론이고 비닐을 덮고 걷는 데 많은 노동력이 들기 때문이다.

멀칭비닐을 사용하면 파종·수확 등 농작업 기계화가 쉽지 않고 환경오염도 문제다. 작물 수확 후 걷어낸 비닐은 아무렇게나 방치돼 농촌 경관을 해치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국내에서 한해에 발생하는 영농폐비닐은 30만t이 넘는데 이 가운데 20%가량이 수거되지 못하고 매립 또는 불법 소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김 대표는 액상멀칭제 개발에 나서 2014년 3월 관련 특허를 취득했고 2018년 제품화에도 성공했다. 그가 개발한 액상멀칭제는 말 그대로 비닐이 아닌 액체 상태로 뿌리는 멀칭제다. 일정 비율로 물에 희석해 살포하면 토양에 얇은 막을 형성, 비닐멀칭과 다름없는 효과를 낸다는 설명이다. 작물 수확이 끝난 다음 폐비닐을 걷지 않아도 돼 별도 인력과 비용이 소요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잡초 발생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닐 피복·제거에 따른 인건비를 크게 줄일 수 있으며 환경보호와 작물 생육 촉진 등 많은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액상멀칭에는 미세한 구멍이 있어 비닐보다 통기성이 좋다”며 “이 덕분에 토양 내 산소량이 풍부하게 유지되고 병해충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추의 경우 재배 때 가장 큰 문제거리인 탄저병도 막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한 “액상멀칭제는 주성분이 옥수수전분으로, 토양오염 우려가 전혀 없고 시간이 지나면 그 자체가 퇴비화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액상멀칭제는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의 유해물질 검출시험 결과 26개 항목 모두에서 유해물질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2019년 12월 액상멀칭제를 유기농업자재로 공시했으며, 충남도는 ‘원예작물 신소재·신농법 영농지원사업’을 통해 액상멀칭제 구입비의 50%를 농가에 지원하고 있다.

다만 액상멀칭제 가격은 비싼 편이다. 3.33㏊(1만평) 기준으로 멀칭비닐은 166만5000원, 액상멀칭제는 650만원(50% 보조 때 325만원)이 든다. 하지만 가격 부담을 압도할 만큼 장점이 많다. 무엇보다 액상멀칭제를 사용하면 기계화가 가능하다. 한국아그로바이오텍이 지난해 마늘을 대상으로 시험 재배한 결과, 액상멀칭제를 사용하면 비닐멀칭에 비해 각종 비용이 절반 이상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화를 통해 파종 및 비닐 피복·제거에 드는 인력을 줄였기 때문이다.

액상멀칭제 효과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판매량도 점차 늘고 있다. 2020년엔 10ℓ들이 1000통가량을 파는 데 그쳤지만 2021년에는 2만통으로 20배가량 늘었다. 올해는 판매량이 20만∼30만통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한국아그로바이오텍은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액상멀칭제 보급 확대를 통해 많은 비용이 드는 비닐멀칭 관행을 바꾸겠다”며 “이를 통해 농민들이 더 많은 소득을 올리고 농촌환경도 개선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주=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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