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취재] “도로공사 소음·진동 보상하겠다더니 말바꿔…억울”

입력 : 2021-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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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호씨가 대구 동구 둔산동 일대의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최근 폐사한 송아지 사체를 중장비에 매달아놓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희망취재] 대구 동구 도로공사 소음·진동…농가 피해 극심

축사 인근서 발파작업 진행 올해만 송아지 8마리 폐사

도로공사·시공사 합의 미루다 공정 완료 후 “보상 불가능”

환경분쟁조정위 신청 권유 피해 입증자료 부족해 난감

 

“공사 소음과 진동으로 송아지가 이렇게 죽어나가는데 제대로 된 해명이나 보상도 없어 억울한 심정입니다.”

대구외곽순환고속도로 공사가 한창인 대구 동구 둔산동 현장에는 발파 등 공사 소음·진동으로 인한 축사 피해를 호소하는 조용호씨(63)의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공사 현장과 직선거리로 100여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조씨의 축사에서 지난해말부터 송아지가 폐사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해서다. 조씨에 따르면 한우 50마리를 키우는 축사에서 올해만 송아지 8마리가 폐사했다.

조씨는 공사 주관사인 한국도로공사 대구순환건설사업단과 시공사를 상대로 피해 보상 및 재발 방지책 마련을 꾸준히 요구했다. 그러자 올해 4월 도로공사 등이 보상을 해줄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턱없이 낮은 보상액을 제시하며 차일피일 미루다 지금에 이르렀다는 게 조씨의 주장이다.

조씨는 “2018년 이 지역으로 공사 구간이 연결되면서 도로공사가 주민들에게 이전보상비 등을 지급했지만 우리 축사는 외딴곳에 있다보니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도로공사와 시공사에 보상을 요구하자 이전보상비 명목으로 1억원을 제시하는 바람에 협상이 불발됐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1억원으로는 인근에 현재 규모의 부지를 마련해 축사를 꾸리기는커녕 피해를 보전하기에도 한참 못 미친다”고 덧붙였다.

방음벽도 없이 공사가 진행된 탓에 소음과 진동에 시달렸던 조씨는 이에 대한 민원도 꾸준히 제기했다. 이에 시공사가 올해 5월 방음벽을 설치했지만 송아지 폐사는 여전했고, 조씨는 올들어 송아지 출하도 거의 하지 못했다. 결국 폐사한 송아지 사체를 중장비에 매달아 공사 현장 인근에 옮겨놓는 시위까지 벌였다. 조씨는 “심각한 피해와 억울한 심정을 알리려고 폐사한 송아지를 공사 현장으로 끌고 나왔다가 되레 업무방해로 고발당해 벌금을 물기도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는 사이에도 공사가 진행돼 발파 공정이 완료됐다. 그러자 도로공사와 시공사는 피해를 유발한 것으로 추측되는 작업이 끝났다는 이유로 보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조씨에게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해 보상받을 것을 권유했다.

조씨는 “발파 공정 진행 때는 보상을 해줄 것처럼 굴다가 이제 와 입장을 바꾼 데 대해 분노가 치민다”며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더라도 그간의 피해를 입증할 수의사 검진 기록 등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해 난감하기만 하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 관계자는 “피해를 입증할 객관적인 데이터가 없고 농가가 원하는 보상액도 과다해 제대로 된 보상 절차를 진행할 수 없었다”며 “발파 공정 당시 소음기준을 준수했고 주변의 공군 전투기 소음도 극심해 소에게 악영향을 끼친 원인이 무엇인지 명확지 않은 만큼, 시공사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구=김동욱 기자 jk815@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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