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취재] “저수지 10m 거리 건설 폐기물 공장…피해 불 보듯”

입력 : 2021-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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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안군 가야읍 산서리에 건설폐기물 처리공장이 들어서려 하자 채상섭 산서리 건설폐기물공장 허가 반대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주민들이 함안군청 앞에서 폐기물 처리업 허가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업체 끈질긴 허가신청에 함안 산서리 주민 ‘비상’

부지 옆 자연저수지·함안천 농업용수 사용…인근 피해 우려

지난해 11월 계획서 제출 이후 업종 바꾸며 신청 … 벌써 네번째

주민측 “허가땐 행정소송 진행”

 

“건설폐기물 처리공장 예정지가 저수지와 불과 10m 거리에 있어 환경오염은 물론이고 막대한 농업 피해가 불 보듯 뻔합니다.”

경남 함안군 가야읍 산서리의 한 업체가 자진 취하를 반복하며 네차례나 건설폐기물 처리업 허가를 신청하자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업체는 2020년 11월 함안군(군수 조근제)에 건설폐기물 처리사업 계획서를 냈다가 민원이 발생하자 바로 취하했다. 이후 올 2월에는 하수슬러지·폐목재를 활용한 고형연료 제조로, 4월에는 합성수지·폐목재 중간처리로 업종을 바꿔 다시 사업 계획서를 신청했다 보완사항 미완료로 또 취소했다. 그러다 함안군의회가 폐기물 처리업 허가와 관련해 기존보다 규제가 강화된 군 계획조례 제18조의4(자원순환관련시설 등의 허가기준) 조례안을 통과시키기 하루 전날인 7월19일 또다시 건설폐기물 처리업 계획서를 제출했다.

채상섭 산서리 건설폐기물공장 허가 반대 비상대책위원장(65)은 “폐기물공장이 들어설 부지 옆 자연저수지와 함안천은 산인면·가야읍·법수면 일대에서 농업용수로 광범위하게 사용한다”면서 “이 지역은 하천구역이자 홍수관리구역으로 홍수가 발생하면 폐기물이 유실될 우려가 있는 데다 오염수가 저수지와 하천·농경지로 유입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어 “군이 해당 부지와 인접한 함안천 하류 4㎞ 지점에 수백억원을 들여 악양생태공원을 조성해놓고 상류에 폐기물공장을 허가하는 것은 주민과 관광객을 기만하는 행위이자 생태 파괴적인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해당 부지 근방 200m에 위치한 하천부지는 세계적 희귀종인 ‘화산사초’의 자생지이기도 하다.

비대위는 도로폭이 좁아 폐기물을 운반하는 대형차량이 이동할 경우 사고 위험이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공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와 발암물질 등으로 주민의 건강은 물론이고 농작물 재배에도 큰 지장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이 업체가 지난해 11월 건설폐기물 처리사업 1차 신청 때부터 군에 의견서를 제출, 군수와 군의회 의원 등을 만나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군의회는 폐기물 처리업 난립의 문제성을 인식하고 최근 관련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 업체는 4월에 세번째로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고 보완 요청을 받은 상태에서 허가받지 않은 부지에 폐타이어를 불법 반입했다. 그러자 주민들은 이를 신고했다. 현장 조사 결과 공장에서는 다른 폐기물도 추가로 발견됐다. 불법 폐기물 반출을 포함한 군의 보완 요청 사항을 6월30일까지 이행할 수 없게 되자 이 업체는 사업 계획서를 자진 취하했다. 이렇게 공장에 불법 반입 폐기물을 그대로 보관한 상태에서 업체가 7월 조례 통과 하루 전에 다시 건설폐기물 처리업을 신청한 것.

비대위는 “군 환경과에 이번 신청의 즉각 반려를 요청했지만 군은 업체가 폐기물을 반출할 수 있도록 보완기간을 8월31일까지 제공했다”면서 “폐기물 처리업 종류를 바꿨다고 다시 보완기간을 준다면 결국 무한정 연장이 가능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사업자가 공장에 불법 폐기물을 반입했는데 이를 묵인하고, 불법 폐기물 처리도 제때 못했는데 만약 폐기물 처리업을 허가한다면 과연 폐기물이 정상적으로 관리될지 심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채 위원장은 “폐기물 처리업은 주변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지금껏 군이 보인 비상식적이고 소극적인 행정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만약 군에서 무리하게 허가할 경우 행정소송을 진행해 법적 심판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함안=노현숙 기자 rhsook@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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