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안군 사과농가, 4월 저온피해로 낙과 속출…대책 마련 호소

입력 : 2021-06-1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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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진안 사과농가 김경윤씨가 떨어진 사과 열매를 한줌 들어 보이며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정상과가 달린 사과나무가 하나도 없다시피 하니 올 농사는 망쳤습니다.”

14일 오전 9시30분, 전북 진안군 부귀면에서 만난 사과농가 김경윤씨(52·두남리)는 이렇게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5290㎡(1600평) 규모의 농장 바닥엔 연두색 구슬 같은 작은 사과 열매가 가득 떨어져 있었다. 겨우 달려 있던 열매마저 꼭지 끝이 노랗게 변한 채 건드리면 툭 떨어졌다. 그는 “4월15일께부터 일주일가량 기온이 영하 4℃를 오르내리며 언피해가 발생했다”며 “나무가 얼어 죽든 꽃이 얼어서 떨어지든, 수확을 못하게 된 나무가 90% 이상”이라며 망연자실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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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윤씨의 포전에 떨어진 사과 열매(왼쪽). 언피해 사과나무의 웃자람을 방지하기 위해 나무 둘레에 고리처럼 홈을 내는 ‘환상박피’를 실시한 모습(오른쪽). 

그는 당장 올해보다 내년을 더 걱정했다. 조생종인 <홍로>에선 꽃이 비교적 일찍 핀 덕에 피해가 덜한데, 만생종 <후지>는 꽃이 늦게 피면서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 더구나 열매가 다 떨어지면서 나무 세력이 강해져 남은 가지가 웃자라지나 않을까 노심초사라고 했다. 그는 “나무 둘레에 5∼10㎜ 너비로 고리 모양의 홈을 내는 ‘환상박피’ 작업을 해 나무가 질소 흡수를 덜 하도록 긴급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이마저도 일손이 모자라 늦어지고 있고, 이대로라면 과잉 영양 공급으로 내년 꽃눈 형성까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옆 마을 황종명씨(75·정천면 갈용리) 농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5950㎡(1800평) 규모 농장의 사과나무 80% 이상에서 언피해로 낙과가 발생했다. “사과농사 50년 만에 달린 열매가 죄다 떨어지는 피해를 본 건 처음”이라면서 “기상재해가 이렇게 무서운 줄 처음 알았고 이런 상태라면 올 농사는 포기해야 할 듯싶다”고 울상을 지었다.

부귀면 오룡리 사과농가 나일운씨(61)의 포전 사정은 더 딱하다. 6611㎡(2000평)에서 <후지>를 재배하는 그는 “사과 열매가 다 떨어졌다”며 하늘을 원망했다. 그는 “나무가 얼어 죽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열매도 끝이 노랗게 변해 전부 떨어졌다”며 “이 상태로 방치할 수도 없고 인력이 모자라 추가 작업도 어렵다”고 말끝을 흐렸다.

부귀면·정천면 사과농가들이 4월 저온피해가 발생한 나무에서 최근 낙과 속출로 피해가 현실화하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14일 현재 82농가 39㏊에서 사과 언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도 오미자 28농가(8㏊), 블루베리 21농가(7㏊), 복숭아·아로니아·체리 22농가(4㏊)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진안=황의성 기자 ystars@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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