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고, 학교 실습시설 현대화 시급…정부, 취업 연계 신경써야”

입력 : 2021-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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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운 한국농업교육협회장

현장 적용 가능한 교육 위해

농고, 교과개편 지속 노력 중

 

2일 경기 고양고등학교(교장 김응두)에서 ‘제57년차 경기도 FFK 전진대회’가 열렸다. 이곳에서 김종운 한국농업교육협회장(수원농생명과학고 교장)을 만나 농업계 고등학교의 필요성과 정책 방향, 특성화고 인식 개선을 위한 제안 등을 들었다. 한국농업교육협회는 1963년 창립된 전국 농업계 교사 연합회로, 2020년 기준 전국 68개교 1040여명의 교사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FFK 전진대회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경기도 FFK 전진대회는 농업계 고교생의 최대 축제인 ‘전국 FFK 전진대회’의 경기지역 예선 격이다. 전국 FFK 전진대회는 올해로 50회를 맞을 정도로 유서 깊다. 학생 연합회인 FFK와 교사 연합회인 한국농업교육협회가 주축이 돼 매년 2박3일 일정으로 개최한다. FFK(Future Farmers of Korea)는 과거 지역별·학교별로 운영되던 영농학생 모임이 1972년 전국 조직화한 것이다. 미국·일본 등에도 있는 국제적 단체라 영문 약어를 쓴다. 1972년 결성대회 때는 당시 김종필 국무총리가 학생들에게 연합회기(旗)를 수여하며 “애농·애향·애국하는 마음으로 녹색혁명의 기수가 돼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올해 전국대회는 10월 울산에서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호전돼 예년처럼 많은 학생의 참여와 지역사회의 관심 속에서 치렀으면 좋겠다.


-왜 농고가 필요한가. 일반고를 나와서 농대에 가도 되지 않나.

▲농고와 농대는 설립 목적과 인력 양성 모형 자체가 다르다. 농대는 ‘고등 농업교육 기관’으로 농업에 대해 학문적으로 접근·연구하는 곳인 반면, 농고는 농업이라는 직업 현장에 바로 적용 가능한 기초 이론과 실무를 교육하는 ‘직업 농업교육 기관’이다.

물론 사회가 변했고, 농고도 이에 맞춰 교과 개편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스마트팜·반려동물·드론 같은 과정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농고를 포함한 특성화고의 이런 노력과 지원을 일부 학생·학부모는 진학을 위한 스펙으로만 여기는 듯해 안타깝다. 한편으로는 이번 대회처럼 농고생에게 진로 모색의 기회가 되는 다양한 교외활동이 대입 공정성 강화 차원에서 생활기록부에 반영할 수 없게 되면서 ‘이마저도 위축되면 어쩌나’ 하는 우려도 있다.


-농고 지원을 위해 어떤 부분이 더 강화돼야 하나.

▲설비 현대화를 위한 재투자가 시급하다. 특성화고는 교과 개편에만 그쳐선 실효가 없고 관련 실습과 설비가 함께 가야 한다. 이를 위해 예산 투입은 기본이고, 제도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 30년 된 버섯재배사를 최신 스마트팜으로 바꾸고 싶어도 재건축 연한 40년에 막혀 시작도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교사들이 느끼는 가장 어려운 점은 취업처 발굴이다. 농민들이 “농사짓는 것보다 파는 게 어렵다”고 하듯, 학교에서도 교육 자체보다는 취업 연계가 더 큰 숙제다. 일자리가 필요한 학생과 일할 사람이 필요한 현장이 효율적으로 연결되도록 교육 당국과 농업계 양쪽에서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근본적으로는 초·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직업에 대한 이해를 바로 갖추고, 관련 정보도 폭넓게 얻을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고교 과정에 진로 교육이 있긴 하나 대부분 진학 지도에 치중돼 있다.


-농고 인식 개선에 대해 당부하고 싶은 것은.

▲어제(6월1일) 신문을 봤나. ‘고졸 취업, 아직까지는…’ 제목의 여러 기사들 말이다. 고졸 청년이 첫 취업하기까지 대졸자보다 3배 이상 시간이 걸리고, 임금 격차도 상당하다는 내용이었다. 씁쓸하지만 현실이다. 학생들도 안다.

‘특성화고에 가면 취업 잘된다’는 홍보만으론 안된다. 대학교에 가지 않고도 한사람의 직업인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살 수 있다는 걸 학생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러려면 사회가 바뀌어야 하고, 정부가 정책적으로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농고를 졸업하고 취업해도 이런 불평등 탓에 다시 대학 진학을 선택하게 된다.

고양=손수정 기자 sio2s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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