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절도 빈번…“꼭 보험 가입하세요”

입력 : 2021-02-24 00:00 수정 : 2021-02-24 23:18
01010100501.20210224.001299620.02.jpg
경기 고양의 농민 유병서씨가 지난해 9월 도난당한 트랙터를 대신해 중고로 급하게 구입한 트랙터를 보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농촌 CCTV 사각지대 많아 범인 잡기 어려워 농심 피멍

논밭 인근에 주차하지 말고 트랙터 등 잠금도 꼼꼼하게

 

경기 고양에서 벼·감자 농사를 짓는 유병서씨(66·일산동구)는 집 뒷마당만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원래 트랙터를 세워놓던 곳이었는데, 텅 빈 지가 어느덧 5개월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유씨는 지난해 9월28일 6500만원 상당의 트랙터를 도난당했다. 사건 당시 유씨는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농사일을 마친 후 트랙터를 같은 자리에 주차해놓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뒷마당에 가보니 트랙터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유씨는 “늘 챙기던 열쇠를 그날만 꽂아놓은 채 트랙터를 세워뒀었다”며 “도난 사실을 깨닫자마자 일산동부경찰서에 신고했지만 추석(10월1일) 연휴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을 설치한 공장과 가게가 문을 닫는 바람에 바로 확인할 수 없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우여곡절 끝에 트랙터를 몰고 가는 범인 두명이 찍힌 장면을 확보했지만,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있어 얼굴을 식별할 수 없었다. 유씨는 결국 이달 8일 “수사시일이 경과함에 따라 미제종결하게 됐다”는 내용의 수사결과통지서를 경찰서로부터 받았다.

유씨는 “전 재산이나 마찬가지인 트랙터가 하루아침에 사라지니 눈앞이 깜깜해졌다”며 “올해 농사는 지어야 하기에 지난달 중고 트랙터를 급하게 구입했지만, 범인을 잡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분통이 터진다”며 가슴을 쳤다.

사실 이 지역 트랙터 도난 피해자는 유씨뿐만이 아니다.

인근의 또 다른 농민은 유씨보다 앞서 2019년 12월24일 트랙터를 도둑맞았다. 이 농민은 집 근처에 마땅한 주차공간이 없어 농막에 트랙터를 세워뒀다. 밤이 되면 인적이 뚝 끊기는 곳에 보관된 트랙터가 결국 범죄의 표적이 된 것이다.

이렇듯 트랙터를 비롯한 농기계 절도 범죄는 농촌지역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하지만 농촌이다보니 CCTV 사각지대가 많은 데다 농기계만 전문으로 훔치는 범행 수법이 교묘해 범인을 잡기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농기계 도난 발생을 막으려면 농촌지역 CCTV 설치를 확대해 치안을 강화하는 한편 농민들 역시 예방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특히 매일 농작업이 이뤄지는 영농철에는 집과 논밭을 오가는 유류비용을 아끼려고 작업장 주변에 농기계를 세워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행위는 절대 금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또 농기계종합보험에 가입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란 주문이다. 이 보험은 트랙터·경운기 등 농기계를 소유·관리·사용하는 동안에 발생한 사고로 보는 인적·물적 피해를 보장하는 농민 맞춤형 보상상품이다. 도난뿐만 아니라 충돌·화재 등으로 본 피해도 보장된다.

박영선 벽제농협 조합장은 “농기계는 농민들의 손과 발인 만큼 농작업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라며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철저한 예방활동을 벌여 더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고양=최문희 기자 mooni@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