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도 아쉬운데…“마지막날 화면으로만 얼굴 봐서 서운”

입력 : 2021-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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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졸업식이 열린 경기 화성 청룡초등학교 교실에서 6학년 담임 노태진 교사가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졸업생들과 인사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 농촌학교 비대면 졸업식’ 화성 청룡초교 가보니

교실엔 담임 선생님 홀로 학생 11명은 온라인 접속

시간대별로 졸업장 전달

 

“딩동, 딩동.”

8일 오전 9시30분 경기 화성 청룡초등학교(교장 송제경) 6학년 1반 교실. 졸업식이 열리는 날이지만 교실에선 학생과 학부모를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학생들이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에 접속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기계음이 텅 빈 공간을 채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학생들이 교실에 모이는 대신 온라인을 통해 각자의 집에서 졸업식에 참석하기로 한 것이다.

6학년 전체 인원이 11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학교다보니 졸업생 모두 식이 시작되기도 전에 순식간에 접속했다.

이윽고 졸업식 시작 시각인 9시45분. 유일하게 교실에 있던 6학년 담임 노태진 교사가 컴퓨터에 설치된 카메라 앞에서 식 시작을 알렸다. 행사는 애국가 제창과 교장 선생님의 말씀 등 여느 졸업식과 같은 차례로 진행됐다. 다만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졸업장 수여식 대신 졸업생들이 직접 만든 영상을 함께 시청하는 순서가 있었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지난 학기 동안 2명씩 짝을 지어 서로 촬영하고 인터뷰하며 개인별로 약 3분짜리 영상 총 11개를 만들었다. 영상 제작의 주목적은 초반엔 교육이었지만, 지난해 11월 비대면 졸업식이 열릴 가능성이 커지면서부터는 졸업 기념과 추억 만들기에 무게가 쏠렸다.

학생들은 손수 제작한 영상을 시청하며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건휘 졸업생(13)은 “선생님과 함께 영상 제작에 필요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체험할 수 있어 즐거웠다”며 “친구들과 영상을 만들면서 더욱 친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11번째 영상을 끝으로 한시간가량 진행된 졸업식은 막을 내렸다. 비대면이어서 졸업장을 받지 못한 학생들은 식후 시간대별로 한명씩 학교를 방문해 찾아갔다.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초등학교 졸업식을 온라인으로 하게 된 졸업생들은 아쉬워했다. 특히 졸업생 대부분이 같은 마을에서 자라 유치원 때부터 함께한 시간이 긴 탓에 서운함은 더 컸다.

김효성 졸업생(13)은 “직접 만나지 못해서 그런지 졸업했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는다”며 “중학교에 가서도 친구들과 자주 연락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다연 졸업생(13)도 “마지막 날인데 화면으로만 친구들을 봐서 슬프다”며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뛰어놀 수 있도록 코로나19 상황이 어서 끝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얼굴을 보지 못한 채 보내는 선생님도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다.

노 교사는 “지난해엔 대면으로 수업하는 횟수가 적었고, 졸업마저도 제대로 축하해주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하지만 농촌마을 특성상 각종 행사에서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중학생이 돼서도 자주 만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화성=최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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