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 2021-세대가 함께] 나이는 달라도 ‘이웃사촌’…눈높이 맞추고 귀 열어요

입력 : 2021-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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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일곱 청년농 강선아씨가 어르신들께

 

‘게으르다’는 건 오해…온라인 홍보 등 열심

치유농장·마을기업 등 6차산업화에도 앞장

“책임감 없다”는 어르신들 지적엔 자성 필요

농업 선배로서 존중하고 지역 정착 노력해야



2007년 전남 보성으로 귀농, 유기농업으로 벼농사를 짓는 후계농 강선아씨(37). 청년농업인연합회 회장이기도 한 강씨는 ‘청년창업농 영농정착지원사업(이하 청창농사업)’의 면접위원으로 활동하며 후배 청년농 육성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영농종사자의 세대간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

“낮에 농사짓지 않고 컴퓨터를 하고 있는 청년들의 모습이 어르신들 눈엔 ‘게을러’ 보일 수도 있죠. 그런데 사실은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는 거예요.”

강씨는 농촌 어르신들이 요즘 청년농들에 대해 갖는 오해나 선입견 중 하나가 게으르고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요즘 청년들은 정성껏 키운 고품질의 농산물을 제값에 팔기 위해 온라인 판매는 기본이고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를 통한 홍보에도 열을 올린다. 그러다보니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르신들의 반응은 ‘온라인 홍보? 물론 하면 좋지! 근데 이게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릴 일이야?’ 하는 경우가 많단다. 필요성은 절감하지만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생기는 오해다.

강씨는 청년농이 농업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오해에 대해서도 어르신들이 생각을 조금 달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업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의 문제라고 봐요. 농업이 농산물 생산기능만 한다고 보면 치유농장이나 마을기업 등 농업의 6차산업화를 위해 요즘 청년농들이 벌이는 사업들은 생산은커녕 농업이라고 하기도 어렵죠. 하지만 이는 분명 우리 농업·농촌을 발전시키고 있는 새로운 농산업이거든요.”

마지막으로 ‘책임감이 없다’는 어르신들의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 청년농들이 자성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냈다.

“청창농사업을 통해 농촌에 유입됐더라도 농업인으로서 정착하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귀농을 위해 농업기술은 배웠어도 우리 농업의 역사나 지역사회 기반을 마련해온 선배들의 이야기에는 무지한 경우가 많아요.”

강씨는 농촌은 변화가 더디다는 것을 인지하고 내가 속한 마을과 지역의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보성=이연경 기자 worl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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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셋 어르신 김재명씨가 청년들에게


‘똑똑함’ 인정하지만 정부 사업 의존 아쉬워

지역사회 자리 잡으려면 주민들과 소통 필요

어른들, 청년들에게 위계질서 내세우면 안돼

지속적 재교육·사고 전환으로 변화 따라가야




“과연 이 청년들이 계속 여기에 남아 있을 것인가. 붙박이로 들어와서 어찌 되든 살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하다가 안되면 다른 곳으로 떠나간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지역 어른들이 볼 때는 그런 염려들이 있죠.”

올해 예순셋을 맞은 김재명씨는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줄곧 한곳에서 살아온 토박이다. 지금은 지역에서 환경사업을 하고 있고, 예전엔 마늘을 유통·가공하는 일을 하며 부단히 많은 이들을 만나왔다. 특히 2018∼2020년엔 남해군민소통위원회 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세대간 소통 촉진을 위해서도 앞장섰다.

그는 최근 농촌으로 오는 청년들 대부분이 뛰어나고 우수한 인재들이라고 강조했다. 정보기술(IT)을 비롯해 변화된 세상에 뒤처진 어른들이 못하는 걸 청년들이 척척 잘 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지속가능성과 지역 융화다. 특히 정부의 지원사업에 가린 경제적 현실을 지적하며 지역에 자리 잡기 위해 더 신중한 고민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씨는 “제도권 속에서 지원받을 때는 활성화된 것처럼 보여도 그 기간이 끝났을 때 살아남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과도한 지원은 독이 되는 만큼 상환능력을 판단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와 좀더 소통할 것을 주문했다. 김씨는 “지역주민들이 뭐든 더 많이 안다는 게 아니라, 외지에서 온 청년들이 잘 모르는 지역의 특수성을 잘 알려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일부 청년들은 본인들끼리만 소통하거나 행정기관하고만 교류하는 성향을 보여 아쉽다”고 전했다. 이어 “서로 생각이 다른 청년과 장년, 장년과 노년, 노년과 청년간 소통 플랫폼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어른들에게도 쓴소리를 남겼다. 청년들과 가까이 소통하려면 서로 동등한 시선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청년들보다 위라는 생각을 버려야 해요. 위계를 떠나서 어떤 게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생각인지를 볼 수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어른들도 많이 바뀌어야 합니다. 시대가 많이 변한 만큼 어른들도 계속 재교육을 받고 사고를 전환해야 합니다.”

남해=이현진 기자 abc@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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