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관 얼어먹을 물 없어 이웃에 얻으러…

입력 : 2021-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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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군 장곡면 옥계리 마을은 7∼9일 엄습한 북극발 한파로 마을 간이상수도를 이용하는 70가구 가운데 15가구의 수도관이 얼어붙었다. 허리가 불편한 마을주민 임원희씨가 물을 얻어오기 위해 보행보조기에 주전자를 싣고 이웃집으로 가고 있다.

오지마을 생활용수 공급 끊겨 화장실 사용 못해 불편 겪기도

해동 공사비 부담에 이중 고통

 

“남의 집 화장실 빌려 쓰는 게 제일 불편해유.”

10일 충남 홍성군 장곡면 옥계리 마을. 7∼9일 엄습한 북극발 한파로 기온이 영하 20℃까지 떨어지면서 집집마다 수도관이 얼어붙었다. 이 마을은 광역상수도가 닿지 않아 마을 간이상수도를 사용한다. 마을 인근 야산 중턱에 위치한 50t용량의 물탱크를 통해 70가구가 생활용수를 공급받는다.

이 가운데 15가구의 수도관이 얼었다. 주방에도 화장실에도 물이 전혀 나오지 않자 이들 주민들은 큰 불편에 시달리고 있다. 밥 지을 물도 없어 수도관이 얼지 않은 이웃집에서 물을 얻어오거나, 마을 공동우물에서 길어다 사용하고 있다. 이용배 이장은 “2가구는 아예 집을 떠나 도시에 있는 자녀 집으로 갔다”고 전했다.

화장실까지 얼어붙어 이웃집 화장실을 빌려 사용한다는 임원희씨(76)는 “씻기는 어떻게 해결했는데 화장실을 빌려 쓰는 게 제일 불편하다”고 하소연했다. 허리가 많이 안 좋아 거동이 불편한 임씨에게는 이웃집에 물을 얻으러가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눈까지 많이 내려 길이 빙판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임씨는 “낙상이라도 당할까봐 문 밖에 나가지도 않는데 수도관이 얼어 할 수 없이 조심조심 물을 얻어온다”고 밝혔다. 인근의 이성도씨(89)는 “우리 집도 화장실이 얼어서 야외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한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서병근씨(58) 집도 상황은 비슷했다. 서씨는 참다못해 수도관을 뚫어주는 업자를 불렀다. 서씨는 “수도관이 자연히 녹기를 기다리자면 내년 봄이나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비용이다. 계속된 강추위에 수도관 동결이 속출하자 수도관 해동 공사비가 크게 올랐다는 게 마을주민들의 말이다.

공사 내용에 따라 30만원에서 최고 70만원까지 줬다는 주민도 있다. 한 주민은 “요즘에는 부르는 게 값”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업자가 수도관을 제대로 뚫어주면 그나마 다행. 수도관의 구조가 복잡하거나 어디에서 얼었는지 파악하기 어려울 때는 업자가 공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이 이장은 “농촌에 있는 노후된 집들은 추위에 취약해 수도관도 잘 어는 거 같다”며 “주민들은 수도관이 얼어서 한번, 해동하는 공사비에 두번 운다”고 안타까워했다.

충북 단양지역 농촌 오지마을도 식수난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영춘면 의풍1·2리 마을은 광역상수도가 설치 안된 오지마을로, 130여가구가 지하수와 계곡물을 활용한 간이상수도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 이번 한파로 계곡물이 얼자 물 공급도 끊긴 것.

사정이 이렇자 단양소백농협(조합장 이기열)과 NH농협 단양군지부(지부장 오희균)는 11일 식수난 해결을 위해 의풍1·2리를 찾아 비상식수 2000ℓ를 긴급 지원했다.

이기열 조합장과 오희균 지부장은 “기록적인 한파로 계곡물이 얼어 생활용수와 식수 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의 어려움이 크다”며 “앞으로도 한파로 고립되거나 생필품이 부족한 마을이 없는지 수시로 살피겠다”고 말했다.

홍성=서륜, 단양=유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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