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 같은 코로나…방역 고삐 죄는 농촌

입력 : 2020-11-20 00:00 수정 : 2020-11-22 00:08
01010100501.20201120.001293743.02.jpg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다시 문을 닫은 충북 음성군 삼성면 양덕3리의 경로당. 8월24일 폐쇄했다가 10월말 재개장했지만 최근 마을과 300m 떨어진 한 기도원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갑작스럽게 문을 닫게 됐다. 급히 폐쇄하느라 안내판을 만들지 못해 예전 폐쇄 때 썼던 ‘임시폐쇄’ 안내판을 그대로 사용했다. 음성=김태억 기자

#“걱정돼서 밤잠도 설치고 있습니다.”

17일 오후 찾은 충북 음성군 삼성면 양덕3리. 이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불안감에 휩싸여 있었다. 사흘 전 마을에서 불과 300m 남짓 떨어진 한 기도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이후 지역에서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서다. 이들은 기도원과 교류하지는 않았지만 혹시나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었다. 이 탓에 가을걷이 막바지인 마을엔 긴장이 감돌았고,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한동안 운영을 중단했다가 10월말 재개장한 경로당엔 또다시 자물쇠가 채워졌다.

권효관 양덕3리 이장(66)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곧바로 주민들의 양해를 구한 뒤 경로당을 자체 폐쇄했다”면서 “별 탈 없이 지나가야 할 텐데 어르신들이 많은 전형적인 농촌이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어르신들의 한숨도 덩달아 깊어졌다. ‘외출을 삼가고 가급적 집에서 생활하는 것’이 코로나19 시국에 노인들의 방역수칙이다보니 또다시 감옥 아닌 감옥 생활을 해야 해서다. 김순임 할머니(88)는 “김장 끝내고 경로당에 나가 운동도 하고 다른 할머니들과 오순도순 얘기도 하며 무료함을 달래려고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다 허사가 됐다”고 허탈해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300명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으로 재확산하는 중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도시지역에 비해 인구 밀집도가 떨어지는 농촌지역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농촌에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공시설이나 전통시장, 농산물 판매장·집하장 등에서 방역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접촉 최소화 및 개인위생 준수 분위기 확산=최근 코로나19가 재발한 경북 청도군은 각 마을 경로당을 전면 폐쇄했다. 지역농협들도 금융점포와 경제사업소 등에 체온계를 설치하고, 방문자의 연락처와 체온을 기록하는 등 방역 강화에 나섰다. 최희군 동청도농협 조합장은 “경로당 폐쇄 이후 길거리에 노인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면서 “특히 사무소 방문객들도 마스크를 쓰고 소독제로 손을 소독하며 개인위생 관리에 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남 사천지역도 경로당의 문을 모두 닫았다. 이영환 곤명면이장협의회장(67)은 “지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경로당을 폐쇄했다”면서 “농촌마을 어르신들은 외출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은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았는데, 이제 개인위생과 마스크 착용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지역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정희섭 철원군 동송읍 철새마을 이장(55)은 “군내에 5일간 확진자가 30여명 나오면서 모든 행사가 전면 취소됐고, 주민들도 집에만 있는 실정”이라면서 “경로당도 드디어 문을 여나 했더니 결국 못 열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이재석 한국새농민회 강원도회장(68)은 “지금 확산세를 보면 사람 적은 농촌이라고 절대 안이하게 생각해서는 안되는 상황”이라며 “어르신들은 무조건 마스크를 쓰고 이웃끼리 만날 때도 일정 거리를 두는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 몰리는 사업장도 방역활동 강화 나서=농민과 주민들이 많이 찾는 농협하나로마트 또한 방역 강화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충남 아산원예농협은 하루 평균 2000여명이 방문하는 하나로마트 방역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1320㎡(약 400평)의 매장과 주변은 매일, 배송차량은 주 1회 철저히 소독한다. 매일 직원들의 발열 상태 등을 체크하고 계산대 직원은 장갑을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또 주출입구에 비대면 발열측정기 2대를 설치해 손님들의 체온을 점검하고 장바구니·카트 등은 수시로 소독한다.

이용주 하나로마트 점장은 “우리 지역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는 등 감염 우려가 큰 점을 고려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손님은 매장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지역은 순천·광양 등 동부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전통시장에 대한 방역 강화 노력이 눈에 띈다. 광양시청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전통시장 방문객들이 입구를 통과할 때 반드시 발열 체크를 하고 손 소독을 하는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도록 계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정지역 제주도도 뚫려=최근 확진자가 연이어 3명 발생한 제주지역은 긴장감이 더욱 커진 가운데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제주도는 최근 제주형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 개편안을 통해 정부가 정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업종 외에도 골프장·렌터카하우스 등 모두 55개 업종을 선정했다.

또한 코로나19 확진자의 방문 이력과 접촉자를 신속히 파악하고자 제주형 전자출입명부 애플리케이션(앱) ‘제주안심코드’를 출시했다. 제주안심코드는 기존 전자출입명부와 달리 이용자가 업장에 부착된 큐알(QR)코드를 찍는 방식이다.

애월읍에 사는 김상희씨(48)는 “도시지역은 물론 농촌에 사는 주민들도 도의 강화된 방역지침을 잘 따르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종식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