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근로 허용해도 인력난 “내년 더 걱정…재배면적 줄여야 할 판”

입력 : 2020-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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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양구에서 수박과 오이를 재배하는 김시림씨(왼쪽)가 고용허가제(E-9) 비자로 국내에서 일하다 취업기간이 만료된 네팔 출신 외국인 근로자와 함께 시설하우스 안에서 볏짚 깔기작업을 하고 있다.

고용허가제 외국인 근로자 한시적 계절근로 허용해도 인력난…강원 양구 가보니

농가 13곳에 겨우 16명 배치 일손부족 해결에는 ‘역부족’

농가들 “수급 확대 절실”

 

“고용허가제(E-9) 비자를 획득한 외국인 근로자 한명을 배정받아 수확철 급한 불은 어렵사리 껐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찮아 걱정이에요. 이대로 가다가 내년에도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막히면 그야말로 큰일입니다.”

강원 양구군 양구읍 한전리에서 만난 농민 김시림씨(62)는 “수확은 잘 마쳤냐”는 질문에 “올해만큼 바빴던 적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1만4876㎡(약 4500평) 규모로 수박과 오이를 이모작하는 김씨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2명 배정해달라고 군에 신청했지만 코로나19로 이들의 입국이 모두 막히면서 극심한 일손부족을 피할 수 없었다”며 “양구는 올초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외국인 계절근로자(608명)를 배정받았을 정도로 인력난이 심한 지역인 만큼 농가들이 받은 고통은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8월말 정부가 E-9 비자로 국내에서 일하다 취업기간이 만료된 외국인 근로자에게 한시적으로 농업분야 계절근로를 허용하며 양구지역에선 외국인 합법 근로자 16명이 농가 13곳에 배치됐다. 코로나19로 인해 본국 귀환이 어려워진 E-9 외국인 근로자 중 합법적 체류자는 농가와의 근로계약 체결을 통해 최장 3개월간 더 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김씨도 9월 네팔 출신 남성 근로자를 배정받아 부족한 일손을 일부 메웠다.

그러나 인력난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내년엔 더 크게 우려된다는 게 농가들의 중론이다. 김씨는 “용역업체를 통해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근로자를 구하려다보니 인건비가 예전에 비해 너무 많이 올라 선뜻 고용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이대로 가면 내년엔 뾰족한 수가 없어 재배면적을 줄여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국인 근로자는 고된 농사일을 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 계절근로자 수급 확대가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이근순 양구군농업기술센터 농업정책과장은 “양구의 경우 4월 파종기에 한달반가량 공무원과 관계기관 직원, 자원봉사자 등 1000여명의 인력이 일손돕기에 전면적으로 나섰을 만큼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상황을 지켜보며 조속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국내 취업기간이 만료되는 E-9 외국인 근로자 중 합법적 체류자는 전국적으로 7921명이다. 이중 농가에 배치되기를 신청했던 근로자 숫자는 174명(약 2.1%)이며, 근로계약 체결을 통해 실제 농촌현장에 배치된 근로자는 83명(약 1%)에 불과하다.

양구=김윤호 기자 fact@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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