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업계 “탐나는전 사용처에 하나로마트 포함해야”

입력 : 2020-11-16 00:00 수정 : 2020-11-17 00:08

도, 올 200억 규모 발행 예정 가맹점 배제 요구에 입장 모호

농축산물 매출 비중 높고 생필품 주요 공급처 역할

제외 땐 농가소득↓·주민 불편 지역경제 활성화 등 취지 무색

 

제주지역 농업계가 “지역화폐 사용처에 하나로마트를 배제하면 안된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주도는 올해 200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1500억원, 2022년 2000억원 등 3년에 모두 3700억원 규모의 지역화폐 ‘탐나는전’을 발행할 예정이다. 11일 가맹점 모집을 시작했으며 늦어도 이달 30일 시중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제주도 소상공인연합회가 “소상공인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하나로마트를 가맹점에 포함시키면 안된다”고 주장한 데 이어 도마저 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 농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도 단위 광역자치단체 차원의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지방자치단체는 강원도와 경남도이며, 두곳 모두 사용처에서 하나로마트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제주농협지역본부 관계자는 “기초자치단체도 거의 대부분 하나로마트에서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탐나는전 사용처에 하나로마트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로마트 배제는 농민 역차별”=한국농업경영인제주도연합회(회장 현진성)는 최근 성명을 내고 지역화폐 사용처에 하나로마트를 포함해줄 것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한농연은 “제주도 내 일반 유통업체의 농축산물 매출 비중이 20% 수준인 반면, 제주시농협·하귀농협 하나로마트의 경우엔 전체 매출의 55%를 농축산물이 차지하고 있어 제주산 농산물 소비촉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지역화폐를 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권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은 농촌지역 특성상 많은 주민이 하나로마트를 통해 생필품을 공급받는다는 점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전국농업기술자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회장 김필환)도 7일 성명을 통해 가맹점에 하나로마트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 단체는 “제주지역 하나로마트는 제주마씸을 비롯한 400여곳의 도내 중소 제조·유통 업체들과 거래하고 있다”며 “하나로마트를 배제하면 100여군데의 입점 소상공인과 거래 중인 중소업체, 그리고 로컬푸드 운동에 참여하는 농민이 피해를 받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농업인단체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도내 하나로마트 판매상품의 절반이 1차 상품인 만큼 하나로마트를 지역화폐 사용처에서 배제하면 8만3000여 제주농민의 소득도 떨어지게 된다”면서 “안 그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 정책에 농업계가 소외된 상황에서 지역화폐마저 하나로마트에서 못 쓰게 한다면 농민들의 박탈감이 극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명분도 약해…“수익금 환원할 것”=지역화폐의 하나로마트 사용 여부를 두고 논란이 거세지자 최명동 일자리경제통상국장 등 도청 관계자는 10일 제주농협지역본부에서 열린 하나로마트협의회 임시총회를 찾아 설명에 나서기도 했다. 이 자리서 최 국장은 “사용처 범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제주시와 서귀포시 동(洞) 단위 지역에 있거나 매출액이 많은 하나로마트를 빼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농업계는 절대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주농협 관계자는 “제주도는 읍·면과 동이 사실상 유사한 생활권이어서 구분할 명분이 약하며, 매출액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지역주민 편의성과 공익성을 무시한 채 사용처에서 제외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의장 고권섭)은 12일 발표한 성명에서 “도심지 하나로마트를 사용처에서 배제하는 것은 조삼모사 대책”이라며 “지역화폐 발행 목적은 모두가 함께 잘살기 위함으로, 당초 도입 취지에 맞게 대형마트와 사행성 유흥업소 등을 제외한 모든 사업장에서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농협하나로마트협의회(의장 차성준·한림농협 조합장)도 12일 지역일간지에 부당함을 성토하는 광고를 내고 “농협에서 지역화폐를 발급받고 사용은 할 수 없다면 사용자들의 혼란만 부추길 뿐이며 농협의 지역화폐 발급 대행 업무도 원활할 수 없다”면서 “특정 상점에서만 쓸 수 있는 지역화폐는 농민은 물론 도민과 관광객으로부터도 외면받을 것이며 지역경제 활성화란 발행 취지가 무색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농협 모든 사업장에서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호소와 함께 “지역화폐 수익금은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제주 지역농협 관계자는 “우리 농축산물 소비촉진, 지역사회 기여라는 공익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하나로마트를 일반 유통업체와 같은 시각으로 바라봐선 안된다”면서 “지역화폐의 성공과 지역사회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가맹점에 하나로마트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김재욱 기자 kjw89082@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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