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면·김삿갓면·호미곶면…지역 특색 ‘살리고’ 고장 이름 ‘알리고’

입력 : 2020-07-31 00:00 수정 : 2020-08-01 23:57
강원 영월군 한반도면사무소 앞에서 면 명칭 변경의 주역인 방재성 전 한반도면장(오른쪽)과 김용복 전 한반도면 이장협의회장이 한반도면 개칭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방씨가 들고 있는 액자 속 풍경은 한반도면 선암마을 한반도 지형.

한반도면·김삿갓면·호미곶면·주왕산면…

전국 면(面)지역 개칭 잇따라

자체 조례 개정만으로 가능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 목적

관광객·귀농귀촌인 증가 등 변경 후 실질적 효과 나타나
 



“이름도 경쟁력이다!”

‘한반도면’ ‘김삿갓면’ ‘금강송면’ ‘매화면’ ‘가사문학면’ 등 지역적 특색을 살린 독특한 지명으로 고장을 홍보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도 도모하려는 노력이 전국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강원 양구군은 남면의 명칭을 ‘국토정중앙면’으로 변경하기 위한 주민 찬반 의견조사를 8월21일까지 실시하고 있다. 2002년 인공위성으로 측정한 결과 남면 도촌리 산 48번지가 우리나라 국토의 정중앙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주민들이 꾸준히 면(面) 이름 변경을 건의해온 데 따른 것이다. 도나 각 시·군 등 지방자치단체의 명칭을 바꾸려면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읍·면·동 명칭은 자체 조례 개정만으로 변경할 수 있다.

양구군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조인묵 양구군수는 “지명을 지역 특성에 맞게 바꾸면 지역의 브랜드 가치 향상은 물론 관광객 유치 등에 따른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장 이름 개칭의 효과는 이미 증명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월군 ‘한반도면’. 영월군은 한반도 모양을 닮은 지형에서 착안해 2009년 당시 서면의 명칭을 ‘한반도면’으로 바꿨는데, 마을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공통된 얘기다. 김용복 전 한반도면 이장협의회장(65·한반도면 신천리)은 “예전의 ‘서면’이라는 명칭은 전국 어디서나 듣는 이름이라 도시민들도 별 관심이 없었는데, 개칭 후에는 ‘아~ 한반도 지형이 있는 그곳’ 하면서 대번에 알아 듣는다”면서 “지역농산물 원산지도 ‘한반도면’이라 표기되니 자부심도 생기고 관광객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한반도면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경우도 많다. 당시 명칭 변경을 적극적으로 이끈 방재성 전 한반도면장(65)은 “개칭을 하고 난 후 대외적으로 홍보가 많이 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견학도 많이 왔다”면서 “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에서도 우리 사례를 보고 가더니 특색을 살려 ‘호미곶면’으로 이름을 바꿨는데, 그후 관광 기반시설도 확충되고 많은 발전을 이룬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지역농협도 이같은 트렌드에 적극 동참했다. 2015년 영월 내 주천농협과 서남농협의 합병 때 새 명칭으로 ‘한반도농협’을 택한 것. 신승문 한반도농협 조합장은 “한반도면뿐 아니라 수주면이 ‘무릉도원면’으로, 하동면이 ‘김삿갓면’으로 바뀌는 등 과감히 변화를 시도하고 받아들이는 우리 지역의 노력에 농협도 기여하기 위해 한반도라는 명칭을 활용했다”면서 “이름을 바꾼 지역들 모두 관광객과 귀농·귀촌인 증가 등 실질적인 효과를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주왕산이 소재한 것에 착안해 명칭을 바꾼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기존 부동면)’이나 울진군의 ‘금강송면(〃소광리)’ ‘매화면(〃원남면)’, 전남 담양군의 ‘가사문학면’(〃남면) 등 단순히 동서남북 방위에 따라 명칭이 부여된 방위적 지명을 탈피해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지자체들의 시도는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양구·영월=김윤호, 청송·울진=오현식, 최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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