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공동급식 호응…“확대해달라”

입력 : 2020-06-29 00:00 수정 : 2020-06-30 18:36
전북 무주군 무주읍 가림마을 주민 30여명이 오전 모내기를 마친 뒤 마을 내 농산물집하장 한편에 마련된 공동급식소에 모여 식사를 하고 있다.

바쁜 농번기 가사 부담 덜고 영농 집중으로 생산성 높여

전국 지자체들, 잇따라 도입 자체 예산으로 추진 ‘한계’

정부 차원 지원 뒷받침 시급
 


농촌마을 공동급식사업에 대한 농민들의 호응은 매우 높다. 농번기 여성농민의 가사 부담을 덜고 일손부족 문제 해결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예산을 들여 추진하다보니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지자체와 농민들은 중앙정부 차원의 예산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농번기 농촌마을 공동급식…농민들 ‘엄지 척’=“바쁜 영농철 일손 해결에 많은 도움이 돼 좋았는데, 벌써 마을공동급식이 끝나간다고 하니 좀 아쉽긴 합니다.”

25일 낮 12시경, 전북 무주군 무주읍 가옥리 가림마을 내 농산물집하장. 오전 모내기를 마친 주민 30여명이 이곳으로 달려와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가림마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마을회관과 경로당이 폐쇄돼 장소를 옮겨 공동급식을 하고 있다. 소싯적 음식 잘하기로 유명했던 조리사 아주머니들이 준비한 점심 한끼에 농민들은 고된 농사일을 잠시 잊은 채 즐거운 식사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 여성농민은 “한참 일하다가도 점심때가 되면 식사를 준비하러 들어가야 해 불편한 점이 많았는데, 공동급식을 한 뒤로 영농에 집중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무주군(군수 황인홍)은 올해 도비 6000만원과 군비 1억4000만원을 투입해 식수인원 20명 이상인 마을 50곳에 한곳당 최장 40일간 인건비 240만원과 부식비 160만원 등 4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다른 지역 농민들도 마을공동급식사업을 크게 반기고 있다.

경남 거창군 웅양면 오산마을의 윤진미 이장(50)은 “올해로 4년째 마을공동급식을 하고 있는데 주민들의 호응이 좋다”면서 “함께 식사하니 시간도 절약되고 여성농민들은 가사노동에서 벗어나 마음 놓고 영농활동에 종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도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충주·단양 등 도내 5개 시·군에서 자체적으로 조례를 제정해 마을 68곳을 대상으로 공동급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농번기 동안 여성농민의 취사 부담을 줄여줌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는 등 여러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 부족이 사업 확대의 걸림돌=이처럼 공동급식에 대한 농민들의 반응이 좋다보니 전국의 지자체가 속속 사업을 도입하거나 확대하고 있다. 전북도(도지사 송하진)는 공동급식 지원대상을 지난해 500곳에서 올해 630곳으로 확대했다. 강원도도 지난해 106곳에서 올해 128곳으로 22곳 늘렸다. 전남 영암군은 도내 최초로 전체 마을을 대상으로 농번기 마을공동급식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중앙정부 지원 없이 지자체 예산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어서 사업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황우성 가림마을 이장(67)은 “올해는 무주군이 조리사 인건비를 평균 2만원이나 높게 책정해줘 마을공동급식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면서 “다만 한정된 예산으로 공동급식을 하다보니 사업일수가 기대만큼 안돼 농민들이 많이 아쉬워한다”고 전했다.

신종환 영암군 농업정책팀장은 “공동급식사업을 신청하는 마을이 많고 사업의 효과도 커 확대하긴 했지만 지속적인 사업으로 추진하는 데는 늘 예산의 한계에 부딪힌다”면서 “실제 군내 마을 가운데 도비와 군비로 추진하는 마을은 320여곳에 그치고, 나머지 마을은 추가 군비와 타 부서의 예산을 합쳐 사업을 진행한다”고 토로했다.

고숙희 영암군 시종면 세원마을 이장은 “약 두달간 218만원의 예산이 주어지는데, 여기서 점심을 준비하는 사람의 인건비를 빼면 부식비는 118만원에 불과하다”면서 “이 예산 안에서 매일 점심을 준비하기란 매우 빠듯해 주민들이 십시일반 식재료를 가져와 부족한 부분을 메운다”고 아쉬워했다.

전북도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공동급식사업이 농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제도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한계가 있어 중앙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주=황의성, 거창=노현숙, 청주=김태억, 춘천=김윤호, 영암=이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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