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계절근로자 꼭 필요한데…방역지침이 ‘발목’

입력 : 2020-06-29 00:00
외국인 근로자들이 양파 수확작업을 하고 있다.

교통 불편한 산간지역 농촌 도시 유휴인력 활용 어려워

영양군 등 경북 9개 시·군 베트남 등서 인력 도입 추진

시설·비용 부담에 거의 포기

정부, 지침 완화 요청 모르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농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대도시와 멀고 교통이 불편한 산간지역은 도시 유휴인력 활용이 어려운 탓에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절실하다. 경북 영양군(군수 오도창)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영양읍에서 고추농사를 짓는 김완태씨(53)는 “올초 외국인 계절근로자 4명을 신청했지만 아직도 깜깜무소식”이라면서 곧 시작할 고추 수확작업을 포기해야 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다. 영양군은 베트남 근로자 382명 입국을 추진하고 있지만, 농촌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보건복지부의 방역지침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방역지침에 따르면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도입하려는 지자체의 경우 1인 1실의 격리시설을 갖춰야 한다. 3개월 미만 비자로 입국하는 외국인의 격리시설은 중앙정부가 담당하지만,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격리시설은 지자체가 맡도록 하고 있다.

영양군은 자체 운영하는 자연휴양림 등을 활용해 60여개 객실을 가까스로 확보했지만 이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군은 인근 지역의 숙박시설을 활용하기 위해 업체와 협상을 마쳤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해당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군은 큰 방에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2~4명을 격리할 수 있도록 방역지침을 완화해줄 것을 보건복지부에 건의했지만 묵살됐다.

격리시설 이용 비용도 만만찮다. 1인당 격리시설 비용 140만원은 군과 농가가 각각 70%·30%를 부담하기로 협약했으나 서로 부담스럽기는 매한가지다.

이는 비단 영양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북도 내 9개 시·군이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격리시설 및 비용문제에 부딪혀 대부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1기작 농작물 수확과 2모작 농작물 파종 시기가 겹치면서 인력을 구하지 못한 농가들이 더 아우성을 치고 있다. 영양군의 경우 지역특산물인 고추 수확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농가들이 일자리지원센터로 몰리고, 지난해 8만원이던 일당은 10만원을 훌쩍 넘었다.

영양빛깔찬일자리지원센터의 박일락 사무국장은 “인력 지원 신청이 지난해보다 3배가량 늘었지만 사람을 확보하지 못해 걱정”이라면서 “고추 수확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8월엔 구인난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양=오현식 기자 hyun2001@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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