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잦은 태풍에 겨울채소 ‘비상’

입력 : 2019-10-05 17:37 수정 : 2019-10-10 00:00
2일 제18호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갑자기 불어닥친 강풍에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키위 시설하우스가 엿가락처럼 휘어 붕괴된 모습.

강풍에 시설하우스 붕괴 등 구좌읍·성산읍 중심 큰 피해

 

“초속 50m의 바람에도 견딜 수 있게끔 튼튼하게 지었지만 순간적으로 돌풍이 불어오니 속절없이 무너져버렸습니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5454㎡(1650평) 규모로 키위농사를 짓는 고형수씨(68)는 엿가락처럼 휘어진 시설하우스를 보며 망연자실했다. 고씨는 “11월 중순 수확이 목표였지만 이번 피해로 생산량이 계획량의 3분의 1에도 못 미칠 것 같다”고 전했다.


제주지역엔 8월말부터 9월초까지 이어진 집중호우에 이어 불과 한달도 채 되지 않아 태풍 ‘링링’ ‘타파’ ‘미탁’ 등 3개의 태풍이 엄습했다. 4일 기준 1만4776㏊의 농경지가 피해를 봤는데, 특히 많은 비와 국지적인 강풍을 몰고 온 제18호 태풍 미탁은 제주시 구좌읍과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을 중심으로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


제주농협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번 태풍은 감자·겨울무·양배추·당근·콩·마늘 등의 농작물 재배지 5570㏊에 영향을 미쳤다. 또 일부 시설하우스와 축사가 무너지는 피해를 봤다.


성산일출봉농협 관계자는 “이전 태풍피해를 복구할 틈도 없이 또 다른 태풍이 찾아오면서 많은 농민들이 허탈해하고 있다”며 “지역 주작목인 무를 비롯해 성산읍 지역 전체 작목의 60~70% 이상이 자연재해로 심각한 타격을 받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구좌농협 관계자도 “잦은 비바람에 씨앗이 떠내려가 파종만 수차례 한 농가들이 수두룩하다”며 현지 피해상황을 전했다.


연이은 태풍으로 제주지역 농산물, 특히 무·당근·감자 등 겨울채소의 피해가 심각함에 따라 농산물 수급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피해도 이미 상당한 데다 밭작물 특성상 시간이 지나면서 그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어서다. 게다가 겨우 살아남은 작물의 품질저하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제주도와 제주농협은 신속히 피해현황을 파악하고 상황별 재해복구활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농민들은 지역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은섭 당근농업인협의회 대표는 “겨울채소 주산지인 제주지역의 문제는 곧 전국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중앙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피해복구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서귀포=김재욱 기자 kjw89082@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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