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 정식한 지 일주일된 고추 모종 물폭탄에 침수

입력 : 2019-10-05 17:36 수정 : 2019-10-10 00:00
3일 오전 경남 진주시 사봉면 사곡리에서 고추를 재배하는 김준형씨가 유호종 진주진양농협 조합장(왼쪽)과 침수피해로 흙탕물에 범벅이 된 고추 모종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진흙 ‘범벅’ 수확 앞둔 우엉·마 등도 날벼락

 

“아주심기(정식)한 지 딱 일주일 됐는데, 다시 고추를 심을 생각을 하니 암담하네요.”


제18호 태풍 ‘미탁’이 휩쓸고 간 3일 오전 경남 진주시 사봉면 사곡리에 있는 청년농민 김준형씨(32)의 시설하우스. 7933㎡(2400평) 가운데 3966㎡(1200평)에 심은 고추 모종들이 진흙 범벅이 됐다. 두둑 옆 고랑에는 여전히 물이 차 있었고, 시설하우스에는 1m 이상 물이 들었다 빠진 모습이 역력했다. 나중에 심으려고 갖다놨던 모판은 물에 떠내려가 온데간데없었다. 시설하우스 개폐기는 고장 나 꿈쩍하지 않았고 온풍기 3대도 망가졌다.


김씨는 2일 오후 6시께 폭우로 시설하우스와 집 주위에 물이 차오르자 긴급하게 대피했다가 3일 오전 4시께 시설하우스를 다시 찾았다. 그는 “망가진 모종을 다 뽑고 다시 아주심기하려면 한달 이상 걸린다”며 “11월 초순에 첫 출하하려고 했는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주심기가 늦어진 데다 겨울에는 작물 생육이 더뎌 수확량이 줄고 가격이 좋을 때 출하를 못해 손해가 클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무촌리에서 시설애호박을 재배하는 김병욱씨(59)도 허탈한 표정으로 시설하우스 안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9월20일께 시설하우스 3동(3966㎡·1200평)에 애호박을 심은 김씨는 태풍이 몰고 온 비로 시설하우스 옆 도랑의 물이 넘치는 바람에 시설하우스가 물에 잠겼다. 김씨는 “모종값으로 200만원가량을 고스란히 날렸고, 다시 아주심기를 하기까지 한달 이상 기다려야 해 피해가 크다”고 허탈해했다.


지수면 용봉리에서 우엉·마를 재배하는 강정회씨(50)는 수확을 코앞에 두고 태풍으로 인해 날벼락을 맞았다. 강씨는 “사질토에서 잘 자라는 우엉과 마는 주로 하천을 끼고 재배하는데 물이 범람하면 침수피해를 보기 쉽다”며 “이제 막 수확작업을 하려던 찰나에 태풍을 맞아 손실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허망해했다.


의령군에서 주키니호박·멜론·양상추 등을 키우는 시설작물 재배농가들도 침수피해로 망연자실하기는 마찬가지다.


지정면 오천리의 양상추농가 이종용씨(45)는 “시설하우스 11동에 양상추를 아주심기한 지 10일 됐는데, 모두 침수피해를 봐 다 걷어내고 다시 심어야 한다”면서 “원래는 2기작을 해야 하지만 올해는 1기작밖에 하지 못할 것 같다”고 속상해했다.


진주·의령=노현숙 기자 rhsook@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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