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링링’ 피해] 엿가락처럼 휘고 비닐 벗겨지고…내부 농작물 날벼락

입력 : 2019-09-11 00:00 수정 : 2019-09-15 23:48

시설하우스피해



7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 남산리 이기호씨(69)의 시설하우스. 태풍 ‘링링’이 몰고 온 강풍을 이기지 못한 시설하우스는 엿가락처럼 휜 채 바닥에 처참하게 무너져 있었다.

661㎡(200평) 규모의 시설하우스 안에 있던 약 2만5000개의 다육식물은 폭삭 주저앉은 쇠파이프에 깔린 채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다.

이씨와 아내 성쌍옥씨(65)는 “추석 이후에 출하하려고 다육식물을 애지중지 키웠는데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았다”며 “다육식물은 비를 맞으면 녹아내려 상품가치가 없기 때문에 몇개나 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시설하우스를 새로 지은 지 3개월 밖에 안됐는데 태풍피해를 봐 금전적인 손실이 크다”고 참담해했다.

의령군 화정면의 시설농가들도 태풍이 남기고 간 깊은 상처로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7272㎡(2200평)에 꽈리고추를 재배하는 오세범씨(52·상일리)는 시설하우스 11동 중 4동에 덮여 있던 비닐이 벗겨지는 피해를 봤다. 오씨는 “비와 강풍을 맞은 꽈리고추는 15일 이내에 50~80%가 죽는다”면서 “추석 대목을 맞아 꽈리고추 4㎏ 한상자가 4만원대의 좋은 가격에 거래되는데 태풍으로 출하할 수 있는 물량이 거의 없어 너무 속상하다”고 허탈해했다.

제주 서귀포시 서호동의 3농가와 호근동 1농가의 감귤 시설하우스 1만여㎡(3000평)도 태풍의 위력을 견디지 못하고 폭삭 주저앉았다.

창원·의령=노현숙, 오순둘 객원기자, 제주=김재욱 기자

 

주산지 강화지역 재배면적 70% 피해…“복구 엄두 못내”

인삼피해



9일 인천 강화군 하점면 신봉리 일대 인삼포장은 태풍이 할퀴고 간 상처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강한 바람에 해가림시설이 붕괴된 인삼포장이 즐비하지만 복구에 나선 농가의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인삼 주산지인 강화지역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면서 8일 현재 62㏊가량의 인삼밭이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인천 중구·동구·강화·옹진)은 태풍 ‘링링’으로 큰 피해를 본 강화군과 옹진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3140㎡(950평)에 인삼을 재배하고 있는 안승회씨(75·강화읍)는 “20년 넘게 인삼을 키웠지만 이번 같은 심각한 피해는 처음”이라면서 “서둘러 무너진 시설을 제거하고 다시 설치해야 하는데 일손이 없어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시설비 부담도 만만찮아 해답이 마땅치 않다는 농민들 또한 부지기수였다. 기존 자재를 모두 폐기해야 할 정도로 피해가 커서다.

여기에다 2차 피해도 걱정이다. 무너진 해가림시설을 빨리 치우지 않으면 아래쪽 토양의 온도가 크게 높아져 인삼이 썩어들어가기 때문이다.

피해현장을 확인한 황우덕 강화인삼농협 조합장은 “현재까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인삼 전체 재배면적의 70% 이상이 강풍피해를 봐 농가들이 실의에 빠져 있다”면서 “농가와 농협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강화=김은암 기자 eunam@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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