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나오던 변동직불금, 올해는 여태 못 받아”

입력 : 2019-08-19 00:00 수정 : 2019-08-19 23:08
이동운 광주광역시 동곡농협 조합장(왼쪽 두번째)이 농협 벼 저장시설을 찾아 농민들과 쌀 목표가격 및 변동직불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년산 쌀 목표가격’ 결정 지연…농촌현장 목소리

농해수위, 올초 가격범위 결정 이후 더이상 논의 이어지지 않아

농가, 농사지을 때 보태 썼는데 제때 안 나와 영농활동에 차질

쌀값 하락세로 불안감도 고조

국회 목표가격 결정 서두르고 80㎏당 22만원 이상 ‘현실화’를
 



햅쌀이 나올 시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2018년산 쌀에 대한 변동직불금은 아직도 지급되지 않고 있다. 변동직불금의 기준이 될 목표가격이 결정되지 않아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여야 간사들은 올 1월 2018~2022년산 쌀 목표가격의 대략적인 범위를 20만6000~22만6000원 사이로 정했지만 국회에서 더이상 진전된 논의를 이어가진 못했다. 9월 정기국회에서 최종 합의를 도출한다 해도 변동직불금 지급은 수확기가 끝날 때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농가들은 지난해 쌀값을 제대로 정산받지 못한 채 다시 수확에 나서야 하는 처지가 됐다. 정부와 국회의 ‘농업홀대’에 대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변동직불금 지급 안돼 분통=“늦어도 3~4월에는 나와야 할 변동직불금이 아직도 안 나왔는데 이게 말이나 돼요?”

12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대동에서 벼농사를 짓는 김남곤씨(55)는 동곡농협을 찾아 자신의 통장을 정리하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해는 2월에 나왔던 변동직불금이 올해는 여태껏 지급되지 않고 있어서다.

이처럼 올해 쌀 수확기를 앞둔 시점에서도 쌀 목표가격이 정해지지 않아 변동직불금 지급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영농활동에 차질을 빚는 농가가 많아지고 있다.

김씨는 “매년 봄에 변동직불금이 몇백만원씩 나와 큰 도움이 됐는데 올봄엔 한푼도 받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실제 농가들은 변동직불금으로 비료도 사고, 농기계도 정비하곤 하는데 변동직불금이 제때 나오지 않은 탓에 영농활동에 차질을 빚은 일이 동네에서 비일비재했다”고 말했다.

강원 철원군 갈말읍에서 7만6033㎡(2만3000평) 규모로 벼농사를 짓는 임달순씨(59)는 “철원에선 이르면 8월말부터 햅쌀이 나온다”며 “2018년 변동직불금이 여태 지급되지 않는 것은 분명 정부와 국회에서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벼농사를 짓는 주변의 농가 대부분이 하루빨리 변동직불금이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빈 충남 당진시농민회장도 “변동직불금을 못 받으니 가계나 농사짓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벌써 벼 이삭이 나오는데 아직도 쌀 목표가격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와 여야의 행보에 답답함과 분노를 느낀다”고 성토했다.



◆쌀값 하락에 불안감 고조=최근 쌀값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가격폭락에 대한 농가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농가들은 정부와 국회에서 쌀 목표가격을 조속히 결정해 쌀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북 의성의 쌀농가 최영호씨(58)는 “정부와 국회가 쌀 목표가격 결정을 자꾸 미루면서 쌀값이 안정되지 않는 것 같아 불안하다”고 밝혔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대동에서 벼농사를 짓는 장례정씨(51)도 “밀·보리 가격도 하락하고 있는 데다 쌀 목표가격까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을 보면서 과연 국회와 정부가 양곡정책에 관심이나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하루속히 목표가격을 정해 불안에 떨고 있는 농심을 달래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가 눈높이에 맞춘 목표가격 설정 기대=목표가격을 현실에 맞게 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동운 동곡농협 조합장은 “정부와 여당이 목표가격을 정하는 데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 과연 현실성 있는 목표가격이 나올지 우려스럽다”면서 “쌀값 하락 기조,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경영상태, 농가소득 지지 등 여러 측면을 고려했을 때 80㎏ 한가마당 22만원 이상은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기 여주시 능서면에서 8만2644㎡(2만5000평) 규모로 벼농사를 짓는 김영준씨(49)는 “정상적인 국가라면 물가상승에 비례해 주식인 쌀의 가격을 제대로 보장해야 한다”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시절인 6년 전 쌀 목표가격을 21만7000원으로 책정해야 한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지금도 그 수준으로 제시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배면적과 수매가격이 어느 정도가 적정한지, 식량안보 차원에서 쌀 생산농가에 대한 지원을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게 맞는지 중장기적인 차원의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이문수, 철원=김윤호, 당진=이승인, 의성=오현식, 여주=유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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