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입금지 ‘돈육 가공품’ 적발 잇따라…ASF 유전자 검출도

입력 : 2019-06-12 00:00

ASF 비상…전남 무안국제공항 검역사례 살펴보니

지난달 14건…올들어 ‘최다’ 반입자 절반, 발생국서 출국

여행 성수기·여름방학 앞둬 적발건수 더 늘어날 가능성

외국인 학생·근로자 등 대상 계도·홍보 활동 강화 급선무
 


5월 중순 전남 무안국제공항 입국장. 재중동포인 한 남성이 음식물이 든 상자를 들여오려다 광주본부세관 담당자에게 적발됐다. 상자 안을 들여다보니 중국에서 나는 열대과일과 소시지·육포 등 돈육 가공품이 한가득 차 있었다. 그는 “한국에서 일하는 아내에게 주려고 평소 좋아하던 먹거리를 챙겼다”면서 “즐겨 먹는 음식이라 가져오는 것이 문제가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중국인이나 동남아인들이 다수 입국하는 무안국제공항에서 반입이 금지된 돈육 가공품의 적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호남지역본부에 따르면 무안공항의 5월 반입금지 돈육 가공품 적발건수는 14건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각각 5건에 불과했던 1·2월과 견줘 크게 늘어난 수치다. 적발된 돈육 가공품의 총중량 역시 지난달에 19.5㎏을 기록해 5개월 새 가장 많았다.

더 큰 문제는 돈육 가공품을 들여오는 사람 대부분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국에서 출국했다는 점이다. 5월 적발건수 가운데 ASF가 발생한 중국이 5건, 베트남이 1건으로 전체 건수의 43%를 차지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ASF 발병 우려 국가로 지목한 태국도 6건이나 됐다. 3월13일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해 무안공항으로 입국한 사람이 가져온 0.4㎏짜리 소시지에서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기도 했다.

무안공항의 광주본부세관 휴대품과 관계자는 “재중동포, 다문화가정 여성, 외국인 근로자 등이 자신들의 고향에서 돈육 가공품을 구입해 들여오는 사례가 많다”며 “곧 여행 성수기와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만큼 이들의 입출국 횟수가 잦아질 것으로 보여 적발건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외국인 유학생의 국적별 국내 지역 분포, 이동경로와 입국 시기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의 ‘2018 고등교육기관 외국인 유학생 현황’ 자료를 보면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대학생·대학원생은 14만2000여명에 이른다. 이들 중 ASF 발생국인 중국 출신이 6만8537명, 베트남이 2만7061명, 몽골이 6768명이다. 무안공항 인근 역시 목포대학교(297명)·초당대학교(224명)·세한대학교(211명) 등 외국인 유학생수가 200명 이상인 대학이 즐비하다.

무안공항 인근 ㄱ대학에 다니는 베트남 국적의 한 유학생은 “설과 같이 휴가기간이 긴 명절이나 방학 등을 이용해 고향에 가면 그곳 현지에서만 구할 수 있는 음식을 한국에 가져오곤 한다”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다문화가정, 외국인 근로자, 외국인 유학생에 초점을 맞춘 ASF 방역 홍보활동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목포에 있는 ㄴ대학의 중국 출신 유학생은 “지금까지 대학교 등에서 ASF를 주제로 교육을 받은 적도, 홍보활동을 하는 것을 본 적도 없다”고 전했다.

전남도 동물방역과 관계자는 “(현재로선) 다문화가정이나 외국인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한 별다른 홍보활동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검역정책과 관계자는 “각 지역의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농촌현장에 나가 ASF와 관련한 정기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교육횟수나 교육 대상자의 숫자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선우선영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겸임교수는 “공항 등에서 돈육 가공품이 반입된 사례를 보면 대부분 돈육을 기호식품으로 하는 외국인 또는 외국 출신들이 자신이 먹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들여온 것들”이라면서 “검역당국은 공항 출국자들에게 ASF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는 계도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외교부·교육부·고용노동부와 협업을 강화해 외국인 근로자를 관리하는 농장주나 다문화가정, 외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방역 홍보활동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안=이문수 기자 leemoonso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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