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오지마을 교사] “섬학생에게 선생님은 더 큰 의미”

입력 : 2019-05-15 00:00
서만종 전남 신안 증도초등학교 교사(왼쪽)가 6학년 학생들과 운동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승의 날’ 오지마을 선생님을 만나다 - 서만종 전남 신안 증도초 교사

매년 목포서 오카리나 연주회 아이들 자신감 살리는 데 한몫

신안군 섬 한번 이상 근무 목표 유능한 교사 더 많이 유입돼야

 

스승의 은혜는 하늘과 같다고 했다. 어버이 못지않은 사랑을 베푸는 스승의 존재는 한창 자라는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학생수가 적은 오지마을 학교 선생님은 아이들의 인생에 소중한 길잡이가 된다. 사회가 각박해졌지만 제자가 참되고 바르기를 바라는 스승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 스승의 날(15일)을 맞아 오지에서 사랑을 베푸는 참스승을 만나봤다.

 

전남 신안군 증도면 증동리 증도초등학교에서 만난 서만종 교사는 2004년 암태초등학교로 첫 발령을 받은 후 16년째 신안에서만 교편을 잡고 있다. 그를 만나려면 무안에서도 차로 40분 정도 더 들어가 지도·사옥도·증도를 잇는 다리를 연이어 통과해야 한다. 증도초교는 전교생이 29명에 불과한 작은 시골학교다.

“교사로 첫 발령을 받기 전 꿈을 꿨어요. 목포에 있는 교육지원청이 희미하게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신안으로 발령이 나자 ‘그냥 꿈에 불과했구나!’라며 무심히 넘겼죠. 나중에 알고 보니 신안 교육지원청이 목포에 있는 거예요. 그 일이 있은 후 신안은 제 인생에서 약속된 땅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는 신안 섬사람들의 태곳적 순수함에 반해 이곳을 떠날 수 없다고 한다. “한번은 바지에 구멍이 난지도 모른 채 출근했는데 며칠 후 우리 반 학생 한명이 바지를 구해온 거예요. 알고보니 그 친구가 엄마한테 ‘선생님 바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더라고요.”

그에게 악기 ‘오카리나’는 아이들과 자신을 이어주고, 섬과 육지를 연결해주는 마술피리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1학기 때는 아이들과 오카리나 합주연습을 하고, 8월에서 10월 사이에는 목포를 찾아 연주회를 열고 있다.

오카리나 매력에 빠진 학생들의 변화는 놀라웠다. 많은 사람 앞에서 연주회를 마치고 나면 자신감이 붙었고,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떴다. 그는 “오카리나를 가르칠 때면 아이들의 꿈이 섬을 넘어 바다로, 육지로 향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그는 도서지역 교사로서 어려움도 털어놨다. “사교육 혜택을 받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유능한 교사가 자발적으로 농촌과 섬을 찾을 수 있도록 벽지 근무 교사들에게 더 많은 인센티브를 줘야 해요. 아직까지 6개 학년수보다 선생님수가 부족해 다른 학년 학생끼리 같이 수업을 받는 일이 많거든요.”

모든 신안군 섬을 돌며 한번 이상 근무하는 것이 최종목표라고 밝힌 서 교사는 교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말도 전했다.

“교사는 자신을 믿고 따르는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늘 주는 존재거든요. 순수한 섬학생들에게 학교 선생님이 갖는 의미는 더욱 크죠. 열정을 가진 젊고 유능한 후배들이 이곳 신안에서 티없이 맑은 아이들을 이끌어주길 기대합니다.”

신안=이문수 기자 leemoonso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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