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불안해 심리치료받을 것” “빨리 집에 돌아가고파”

입력 : 2019-04-12 00:00 수정 : 2019-04-12 23:57
백현기 NH농협생명 설악수련원장(맨 왼쪽)이 이재민들을 찾아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농협 설악수련원 등에서 생활하는 이재민들 이야기 들어보니…
 


“날이 지날수록 그날 그 시뻘건 산불 생각이 더 나. 안정이 잘 안되고 무섭기도 해.”

강원지역을 덮친 산불로 피해를 본 주민 일부가 한국철도시설공단·한국토지주택공사(LH)·한국도로공사 등 인근 공공기관 연수원에 임시거처를 마련했다.

NH농협생명 설악수련원에도 32가구 89명이 입주하고 있다. 9일 이곳에서 만난 이재민들은 아직까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선환씨(69·속초시 장사동)는 산불이 집 전체를 휘감던 4일 저녁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하나도 안 남고 싹 다 탔어. 농기계 하나까지 어떻게 그리 다 가져가버렸나 싶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습관처럼 저녁 무렵이 되면 집으로 가야지 하다가 ‘맞다, 집이 타버렸지’ 하고 뒤늦게 생각이 나. 내일은 (마을회관에서) 심리치료를 한번 받아볼 생각이야”라고 밝혔다.

신옥순씨(67·장사동)는 피해 위로차 LH 속초연수원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 앞에서 “당장 살기 너무 힘들다”며 울먹였다. 길거리에서 두부장사를 해온 그는 “비싼 콩을 1000만원어치 넘게 사뒀는데 집과 함께 홀랑 다 타버렸다”며 “정부 지원이 조속히 이뤄져 집으로 얼른 돌아가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LH 속초연수원에 머물고 있는 표정자씨(77·동명동) 또한 “속초시 청소년수련관에서 10여명씩 머물던 것에 비해 한결 편안해졌다”면서도 “오두막집이라고 해도 자기 집이어야 편한 법인데 어서 내 집이 마련돼 돌아가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속초=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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