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만감류 2종 품종보호 출원’ 뒤늦게 알려져 제주 감귤농가들 출하 전 ‘비상’

입력 : 2018-12-17 00:00
제주 감귤농가들이 만감류 신품종인 ‘미하야’와 ‘아수미’를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일본 측, 고당도 만감류 2종 품종보호 출원’ 뒤늦게 알려져

출원공개일은 올 1월15일

허락 없이 묘목 증식·판매 땐 7년 이하 징역 등 처벌받아

일본 측 내용증명 등 소송 돌입 대형 유통업체 “납품 못 받아”

정부·지자체 협상단 구성 등 농가피해 최소화 노력 필요
 


일본이 고당도 만감류인 <미하야>와 <아수미> 등 2개 품종에 대해 국내에 품종보호 출원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출하를 코앞에 둔 재배농가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더욱이 일본 측은 자국 개발 품종에 대한 권리 침해를 방지하겠다며 해당 품종들을 제외하고도 5~6개의 품종에 대해 적극적인 권리를 행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가피해를 최소화하고 식물 신품종 보호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정부기관 등이 서둘러 실태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재배 확인된 농가만 200여곳=국립종자원에 따르면 일본의 ‘국립연구개발법인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는 <미하야>와 <아수미> 등 2개 품종에 대해 국내 대리업체를 통해 2017년 12월26일 품종보호 출원을 했다. 우리나라 공보를 통한 출원공개일은 2018년 1월15일이다. 식물신품종 보호법에 따르면 출원공개일로부터 출원인의 허락 없이 해당 품종의 묘목을 증식하거나 판매하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묘목이 아닌 수확물(감귤 열매)에 대해서는 식물신품종 보호법이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출원공개일 이후 판매한 경우엔 역시 같은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국립종자원 측의 유권해석이다.

제주도 내 지역농협들에 따르면 이 두 품종은 수년 전 활발히 도입되기 시작했다. 당도가 14~15브릭스(Brix)로 높고 <미하야>는 <레드향> 출하 직전 공백기인 12월에, <아수미>는 <천혜향> 출하 직전인 1월에 수확된다는 장점 때문이다. 현재 <미하야>는 90농가 20㏊, <아수미>는 118농가 26㏊에서 재배 중인 것으로 파악되지만, 드러내지 않고 소규모로 심은 경우까지 더하면 실제 재배농가는 각각 300~400가구에 달할 것이라는 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일본 측 법적 소송 돌입…국내 대책 시급=출원 사실이 알려짐에 따라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이 두 품종을 공급받지 않겠다고 통보해오면서 당장 수확을 앞둔 농가들에 비상이 걸렸다. 농민 양모씨는 “지난해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출하했는데 이제 와서 공급받지 않겠다고 하니 당장 수확을 앞둔 농가로선 판로가 끊기게 돼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셈”이라고 답답해했다. 농민 문모씨는 “나 같은 경우는 2013년 일본의 한 묘목업체로부터 정상적으로 구매하고 식물검역을 거쳐 반입했다”면서 “6년가량 재배해왔는데 이제 와서 품종보호 출원을 이유로 권리침해죄를 운운한다면 너무 억울한 일”이라고 속상해했다.

국내 출원 당시 일본 측 국내 대리업체였던 다고원예㈜에 따르면 일본 측은 최근 국내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두 품종을 판매신고한 도내 종묘업체들에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등 법적 소송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일본 측은 단순히 로열티를 받자는 수준이 아니라 자국의 신품종 권리침해를 적극적으로 막겠다는 전략에서 다른 5~6개 품종에 대해서도 국내 출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국가간 품종전쟁으로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다.

제주 농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농가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협상단을 꾸려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농민 강모씨는 “근본적으로는 사계절 순환 재배라는 산지 요구와 고당도 등 소비지의 요구에 부합하는 국내 품종을 개발해 농민에게 보급하고, 묘목업체들이 해외 묘목을 무분별하게 도입해 농민을 현혹하지 않도록 현행 묘목판매 신고제도를 재검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주·서귀포=김소영 기자 spur222@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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