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공사 소음·진동 피해 …소 죽어야만 보상?

입력 : 2018-12-07 00:00 수정 : 2018-12-09 00:01
경남 밀양시 무안면 중산리 삼강마을 주민들이 11월14일 GS건설㈜이 시공하는 고속도로 창녕~밀양간 건설공사(3공구) 무안2터널 앞에서 ‘말 없는 소 죽일 순 없다’ ‘생존권 보장하라’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피해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경남 창녕~밀양간 건설 구간 소 폐사·수태율 저하 등 발생

농가 “스트레스 민감…대책을”

 

“소가 죽어야만 보상해주는 게 말이 됩니까. 아침마다 소가 살아 있나 확인하느라 불안하고, 너무 기가 찹니다. 농가의 폐업을 지원하든지 축사를 이전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줘야 합니다.”

경남 밀양시 무안면 중산리. GS건설㈜이 시공하는 고속도로 14호선 창녕~밀양간 건설공사(제3공구) 현장 인근의 축산농가 4가구에서 최근 9개월 동안 38마리의 소가 죽거나 유산·사산했다. 올 3월부터 11월까지 축사에서 약 70m 떨어진 고속도로 공사현장의 절개지 암석 제거, 사토 운반과정에서 중장비 등의 심한 소음과 진동으로 소가 스트레스를 받아 폐사, 유산·사산, 수태율 저하 등의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시공사는 소의 안전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채 공사를 계속하고 있어 축산농가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신진식씨(55)는 “320마리의 소를 키우는데 공사과정에서 발생한 소음과 진동으로 12마리가 죽고 13마리가 유산·사산하는 피해를 봤다”며 “축사를 고립시켜놓은 채 사방에서 공사를 진행하니 소들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피해 정도가 심각해 축산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 150마리를 키우는 신종섭씨(54)는 “시공사는 소가 죽어야 보상하고 그 전에는 보상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 그럼 농민들이 소가 죽기를 바라면서 사료를 주고 정성을 들이라는 말이냐”며 “소는 진동과 소음에 민감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등급이 떨어지기에, 그런 피해를 감수하면서 가축을 키우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 발전도 좋고 지역 편리도 좋지만 피해를 보는 농가는 없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적정한 보상을 통해 농민들이 이전이나 폐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축산농가들은 “공사가 진행되면서 소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사료도 잘 먹지 않고 죽는 등의 큰 피해를 봤고, 앞으로 터널 발파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소음·진동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며 “공사기간이 5년이나 남았는데 그동안 소가 죽어나가는 것을 지켜볼 수는 없는 만큼 시공사가 피해대책을 세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는 “농가와 마을주민들의 피해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름대로 소음저감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공사가 시작된 때부터 지금까지 발생한 소 폐사, 유산·사산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일어날 피해 보상책으로 농민들이 소 한마리당 200만원(모두 600마리, 12억원)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 부분은 농가와 협의해 원만하게 풀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밀양=노현숙 기자 rhsook@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추천광고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