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비닐·빈 농약병 수거 “깨끗한 농촌으로”

입력 : 2018-12-07 00:00 수정 : 2018-12-08 00:18
이선규 경기 연천군 농축산과 농업정책팀장(맨 왼쪽부터)과 임달수 와초리 영농회장이 인부들과 함께 영농폐기물을 수거하고 있다.

경기 연천군 ‘영농폐기물 수거현장’ 가보니

농촌 고령화·일손부족으로 농가 자발적 수거·운반 ‘한계’

환경오염 방지·경관 개선 위해 군, 인력 고용해 읍·면 순회 처리

농가 호응…“사업 지속 추진을”

 

이틀째 내리던 비가 그치고 찬 바람이 불며 쌀쌀해진 4일 오후. 경기 연천군 연천읍 와초리 한 농가의 농막 앞에 6명의 인력이 1t 화물차량에서 서둘러 내렸다.

이들은 농막과 밭 주변 여기저기에 널려 있는 폐비닐을 찾아내 신속하게 수거했다. 땅속에 묻혀 있던 빈 농약병과 퇴비포대·호스도 이들의 눈길을 피하지 못했다. 한참 동안의 작업 후, 트럭 적재함은 영농폐기물로 가득 찼다. 인부들은 곧바로 이웃마을로 옮겼다.

이들은 연천군이 농촌지역 영농폐기물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수거하기 위해 고용한 인력이다. 군은 농경지와 마을 주변 곳곳에 방치된 영농폐기물을 수거하는 등 농촌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경관을 개선하기 위해 60명의 인력을 11월19일에 채용했다.

인부들은 10개 팀으로 나눠 이달 28일까지 휴일을 제외한 29일 동안 10개 읍·면 96개 리(里)를 순회하며 영농폐기물을 대대적으로 수거·처리한다.

현재 영농폐기물은 농민들이 마을공동집하장에 모아두면 한국환경공단이나 민간 사업자가 수거해 가고 보상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농가의 고령화·부녀화와 일손부족 등으로 자발적 영농폐기물 수거 및 마을별 공동집하장까지의 운반엔 한계가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폐비닐 등이 농경지와 마을 주변에 방치되고, 심지어는 불법으로 소각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실제 이날 수거·처리반이 방문한 농막의 농장주도 홀로 생활하는 여성 어르신인데, 벼농사가 힘에 부쳐 그만두고 고육책으로 사료작물을 재배하고 있었다. 영농폐기물 처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설령 수거했더라도 차량이 없으니 공동집하장까지 운반할 수도 없었다. 인부들은 흙으로 뒤덮인 검정 폐비닐을 트럭으로 옮기면서 “아마 방치된 지 10년은 지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영농폐기물 수거·처리사업’은 연천군을 비롯해 전국 82개 군에서 올해 처음 시행하고 있다. 현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깨끗한 농촌 가꾸기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민들에게 농한기에 일자리를 제공해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이선규 군 농축산과 농업정책팀장은 “수거·처리반 한개 팀이 하루 평균 3~4개 마을을 돌며 3~4t의 영농폐기물을 수거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업이 쾌적한 농촌환경 조성은 물론 불법소각을 사전에 차단해 산불예방 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달수 와초리 영농회장은 “사실 지금 농촌에는 연로한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어서 영농폐기물이 제때 처리되지 못하고 방치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수거·처리사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추진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연천=김은암 기자 eunam@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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