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막’ 설치규정 제각각…통일·완화해야

입력 : 2018-10-01 00:00 수정 : 2018-10-04 00:03
지역별로 제각각인 농막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통일해달라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없음.

농지법상 주거목적 아닌 경우 농지에 허가 없이 설치 가능

건축법상으론 임시 숙소·창고 축조신고 필요한 가설건축물

관련법 적용기준 달라 혼선

내부 수세식 화장실 설치도 지자체별로 허용 여부 갈려

농민들 “농사지을 때 꼭 필요” 신고절차·인정범위 개선을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제각각인 농막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통일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농막은 농사짓는 데 편리하도록 논밭 근처에 간단하게 지은 시설을 말하는데, 최근 폭염 등 이상기후가 늘면서 농민의 건강보호와 휴식 등을 위해 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관련법들이 상충되다보니 지자체별로 신고절차·인정범위 등이 달라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이같은 불만이나 개선의견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10여건 올라와 있다.



◆농지법과 건축법상 적용 달라 혼선=“농막 없인 농사짓기가 힘들어요. 사용 중인 농자재를 보관하고, 추위나 더위 또는 비 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농막이 필수죠.”

경남 김해의 한 농민은 농막을 설치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농지법에 따르면 농막은 농작업에 직접 필요한 농자재 및 농기계를 보관하거나 수확한 농산물의 간이처리 또는 농작업 중 일시 휴식을 위해 설치하는 시설로 규정돼 있다. 농막은 연면적이 20㎡(6평) 이하고 주거목적이 아닌 경우에는 농지전용 절차 없이 설치할 수 있다. 즉 농지법상의 농막은 일반주택과는 구별되는 것으로, 농지에 설치하면 지목변경을 하지 않아도 되며 정식 건축물로 허가받을 필요도 없다.

그러나 건축법에 따르면 농막을 가설건축물로 볼 여지가 있다. 건축법은 농막에 대해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진 않지만, 임시창고를 신고대상 가설건축물로 보고 있다. 농막은 임시 숙소이자 창고이므로 건축법을 적용하면 설치 때 가설건축물 축조신고가 필요하다는 해석이다.

경북 구미의 한 농민은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은 지적도·평면도 등이 필요한 가설건축물 축조신고 절차를 어렵게 여기는 게 사실”이라며 “농민 대부분이 고령층이고 농지법에서도 농막 설치를 자유롭게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신고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건축법은 세부적인 내용을 지자체 조례에 위임하고 있는데, 이미 충북 단양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20㎡ 이하의 농막에 대해 축조신고의무를 폐지했다”면서 “농막과 일반 가설건축물을 같이 취급하는 것은 지극히 행정편의적인 태도”라고 꼬집었다.



◆수세식 화장실 등 설치규정 완화도 필요=지역에 따라 농막 설치규정이 다르다는 점에 대해서도 민원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민원인 가운데는 특히 농막에 수세식 화장실 설치를 허용해달라는 이들이 많다. 농지법에 따라 2012년 11월1일부터 농막에 전기·수도·가스 시설은 설치할 수 있다. 그러나 수세식 화장실 설치허용 여부는 지자체마다 다르다. 허용하지 않는 지역에서는 수세식 화장실이 환경을 파괴할 수 있고, 또 이러한 시설을 갖춘 농막은 더이상 임시주거지로 볼 수 없다는 점을 꼽는다.

이에 대해 농민들은 수세식 화장실 설치를 허용하고 있는 지자체도 있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남 해남에서 배추를 재배하는 김영수씨(53)는 “사는 곳과 농지가 상당히 떨어져 있는데, 일을 하던 도중에 용변을 해결하겠다고 집까지 뛰어갈 순 없는 노릇 아니냐”며 “결국 이동식 화장실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방치된 이동식 화장실이 오히려 더 심각한 환경오염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개선의견을 제기하는 이들은 “전북 장수 등 상당수 지자체가 농막에 수세식 화장실 설치를 허용하고 있지만, 아직 그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행정당국은 법 적용에 있어 되도록 민원인의 편의를 높이는 전향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재욱 기자 kjw89082@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