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댐 방류로 수해 입은 농가들 “피해액 200억…한수원은 모르쇠”

입력 : 2018-09-14 00:00 수정 : 2018-09-15 00:05
수해를 본 지 1년이 넘도록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 농민들이 한국수력원자력 괴산수력발전소 정문 앞에서 조속한 피해보상을 촉구하며 힘겨운 장외투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7월 폭우에 수문 열어 주변 5개면 200여 농가 피해 대책위 꾸려 소송·투쟁 전개

한수원은 ‘자연재해’만 강조 농가 “삶의 터전 잃어” 분통
 



발전용 댐 방류로 수해를 당해 지난 1년여 동안 피해보상 투쟁을 벌이고 있는 농가들이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017년 7월 폭우에 만수위를 넘은 충북 괴산댐의 일시적인 방류로 댐 인근 5개면 주민들이 큰 수해를 봤다. 하지만 수해가 나고 영농기반을 잃은 지 1년이 지나도록 피해보상은 감감무소식이다.



◆삶의 터전 잃은 채 1년 이상 투쟁=지난해 7월16일 시간당 90㎜의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괴산댐은 만수위(134m)를 넘어선 138m 가까이 물이 차올랐다. 이에 괴산댐을 관리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댐 수문 7개를 모두 열어 방류했다. 이 때문에 댐 주변 5개면(칠성·청천·청안·불정·감물면) 200여 농가들이 수해를 크게 봤다. 피해규모만도 200억원을 웃돈다는 것이 농가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한수원으로부터 어떠한 피해보상도 받지 못하자 이들은 ‘괴산댐수해피해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지금까지 1년 넘게 투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농가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법적 소송에 들어갔다. 수해 1주년이 된 올 7월16일부터는 농민 60여명이 한수원 괴산수력발전소 정문 앞에 천막을 치고 장외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괴산댐 수해로 1만㎡(약 3000평) 규모의 블루베리·아로니아 농장 등이 망가진 이재설씨(56·칠성면)는 “삶의 터전을 잃고 생업도 포기한 채 역대 최악의 폭염 속에서 농민들이 거리투쟁에 나선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면서 “그런데도 한수원 측에서는 제대로 된 사과의 말이나 보상안을 꺼낸 적이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한수원=괴산댐수해피해대책위는 “그동안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강구해달라며 수차례 면담을 신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면서 “소송과정에서도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제대로 된 정보를 받아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수해로 1만9834㎡(약 6000평) 규모의 인삼밭을 갈아엎은 이규빈씨(67·불정면)는 “한수원은 소송이 진행 중이란 이유로 이무런 대꾸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농민들은 어디에다 하소연해야 하느냐”며 울먹였다.

한수원은 장외투쟁 강도가 높아지고 폭염에 일부 농민들이 쓰러지자 최근 설명회 자리를 가졌다. 이와 관련, 대책위 관계자는 “말만 설명회지 대책위 소속 일부 농민들만 사무실로 불러 한수원의 입장만을 설명하는 데 그쳤다”면서 “면담 당시 한수원은 ‘자연재해’만을 강조하며 피해보상에 대해서는 줄곧 회피하는 행태를 보여, 아무런 진전을 이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수원 측 관계자는 “농가들과 소송 중에 있어 현재로서는 더이상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은 없고, 피해 보상문제는 법 결정에 따르겠다”고 설명했다.

괴산=류호천 기자 fortu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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