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새터민 안정적 정착에 가장 적합” 깻잎 농사로 대박 난 부부

입력 : 2018-07-13 00:00 수정 : 2018-07-15 00:06
충북 옥천으로 귀농해 깻잎농사로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새터민 원정근·김영숙씨 부부가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며 하트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새터민부부’ 원정근·김영숙씨 <충북 옥천>

2003년 탈북…2년 후 입국 종잣돈 모아 7년 전에 귀농 연매출 1억…성공 반열에

후배 새터민 농사교육 열심 “농장 활용…정착 도울 것”
 


“새터민(북한이탈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기에는 농촌만 한 곳이 없습니다. 차별받지 않고, 땀 흘린 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충북 옥천군 군서면에서 깻잎농사를 짓는 새터민부부 원정근(62)·김영숙씨(59)의 농촌 예찬론이다. 2003년 고향인 북한 신의주를 떠나 2년 만에 남한에 정착한 원씨 부부는 7년 전 귀농을 결심하고 이곳에 터를 잡았다. 이후 깻잎농사로 성공 반열에 오른 원씨 부부는 수시로 방송과 신문 등에 오르내리며 유명해졌다.

원씨는 “4동의 비닐하우스에서 연간 1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면서 “10대 나이에 함께 탈출한 두 딸도 지금은 남한의 사랑받는 아내와 며느리가 돼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있어 남부러울 것이 없다”고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탈북 후 2년간 중국에서의 삶은 녹록지 않았다. 공안을 피해 산속에 숨어 살다시피 한 데다 감시망을 뚫고 먹을 것을 구해야 하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 우여곡절 끝에 원씨 가족은 유엔난민기구(UNHCR)의 도움을 받아 남한땅을 밟는 데 성공했다.

남한에서 새터민 교육기관인 ‘하나원(새터민 정착지원 사무소)’을 나온 뒤에도 고된 삶이 이어졌다. 원씨는 “주유소일부터 회사원까지 안해본 것이 없는데, 특히 주변으로부터 같은 대한민국 사람이 아닌 조선족이나 외국인 근로자처럼 대우받았던 것이 아직도 가슴에 응어리져 지워지질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억척같이 5000만원의 종잣돈을 모은 원씨 부부는 과감히 도시 생활을 접고 귀농을 선택했다.

“북한에서는 농사꾼이 가장 천한 직업으로 홀대받고 있는데, 남한에서 몇년 동안 살고 보니 평생 일할 수 있고 남 눈치 안 보며 돈을 모을 수 있는 곳이 농촌이더라고요.” 원씨 부부가 귀농한 이유다.

전국을 직접 돌며 살 곳을 찾던 중에 옥천지역에서 만난 마을이장의 소개로 깻잎농사를 짓게 됐다는 것이 원씨의 설명이다.

비닐하우스 4동을 빌려 농촌에 정착한 원씨 부부는 주위의 선도농가를 찾아가 영농기술을 배우고 밤낮없이 일해 지금의 성공을 이루게 됐다. 귀농 첫해 농협 조합원과 깻잎공선회에 가입하는 등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려 한 점도 조기 정착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원씨는 “죽을 고비도 넘겼는데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해 자는 것 빼고는 오로지 농사일만 했다”면서 “차곡차곡 돈을 모아 집을 새로 짓고 차도 사고, 지금은 이만한 행복이 없다”고 강조했다.

원씨 부부는 요즘 후배 새터민 교육에 푹 빠져 있다. 옥천지역에 귀농한 새터민 9가구 가운데 5가구가 원씨 농장에서 숙식하며 농사를 배운 뒤 농사꾼으로 탈바꿈했을 정도다.

“1세대 새터민들의 이런저런 고민에 대한 해답은 분명 농촌에 있다고 본다”고 재차 강조한 원씨는 “후배 새터민들의 정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농장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옥천=류호천 기자 fortu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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