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먼지로 농작물 수확 급감 법원 “업체, 농가에 손해 배상하라”

입력 : 2018-04-16 00:00 수정 : 2018-04-17 11:28

춘천지법 영월지원 판결

비닐하우스 내 토마토 광합성 저하 원인 인정



도로공사장 먼지로 발생한 농작물 피해에 대해 공사 주체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환경문제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흔히 발생하지만 피해농가가 소송을 통해 배상까지 받은 사례는 흔치 않다.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은 농민 이모씨(강원 평창군 진부면)가 2013년 4~11월 자신의 토마토농장 인근에서 진행된 대규모 도로공사로 인해 토마토 수확량이 급감했다며 공사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씨는 2011~2012년과 2014년 해당농장에서 1만5000여㎏의 토마토를 출하했지만 2013년에는 1920㎏을 출하하는 데 그쳤다. 이씨는 이같은 피해가 농장에서 6~150m 떨어진 도로공사장의 먼지·소음·진동 탓이라고 판단했다. 매년 일정한 수준을 보이던 토마토 수확량이 유독 2013년에만 현저히 줄었고, 문제의 공사장에서 1㎞ 거리에 있는 이씨의 또 다른 농장에선 2013년에도 생산량이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기관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공사기간 해당 농장의 먼지농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난 점도 확인됐다.

이씨는 이같은 점을 근거로 법정에서 먼지 등으로 인한 토마토 출하량 감소를 주장했다. 법원도 공사장 먼지가 이씨의 비닐하우스 안팎으로 날아들어 토마토 생산·출하량을 감소시킨 것을 인정했다. 비닐하우스에 먼지가 유입되면 작물의 잎 기공이 막혀 광합성이 저하하고 일조량 부족으로 잎과 줄기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점 등을 고려한 것이다.

다만 법원은 공사장 소음이나 진동이 농장에 도달해 피해를 일으켰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밝혀지지 않은 다른 원인이 토마토 생육을 저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공사업체의 책임을 25%로 제한했다.

이씨는 앞서 이 문제로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재정신청을 했지만 먼지 피해를 인정받지 못하는 등 결정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아 소송에 나섰다. 소송을 대리한 백국현 대한법률구조공단 영월출장소 공익법무관은 “환경오염물질이 농가에 피해를 끼치는 사례는 많지만 소송에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사례는 많지 않다”며 “다른 농가들의 유사한 소송에도 참고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일정 소득수준(국민 중위소득 150%) 이하의 농가에게는 생활법률상담 및 소송진행 등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영월=홍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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