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에 돈 벌러 가요”…사랑방 넘어 소득창출 공간으로

입력 : 2018-03-14 00:00

휴경지 영농·메주 판매 등 어르신들 공동작업 통해 수익

대한노인회·지자체 지원으로 사업 범위 점차 다양해져



어르신들의 단순 사랑방 역할을 해온 경로당이 최근 소득창출 공간으로 거듭나며 활기가 넘치고 있다. 경로당 소득사업은 어르신들에게 친목뿐 아니라 사회 일원으로서 자부심도 갖게 해 즐겁고 건강한 노후를 선사하고 있다. 대한노인회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지원에 힘입어 사업 범위도 다양해지는 모양새다.

경로당 공동소득사업에는 농업분야가 한몫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강원 인제군지회는 지역 경로당에 종자대·메주콩값 등을 지원해 휴경지 경작이나 메주 만들기, 죽공예품 제작으로 수익을 내도록 하고 있다. 휴경지 영농의 경우 경로당 한곳당 많게는 1㏊ 규모로, 메밀·수수 등을 재배한다. 인제군 인제읍 하추리경로당은 2017년 수수 등 잡곡재배로 약 700만원, 메주 판매로 약 300만원의 수익을 냈다. 수익금으로 경로당 운영비를 충당하고 회원들의 친목여행 경비로도 사용해 만족도가 높다.

전남 영광군 묘량면에 자리한 몽강경로당은 지난해 20여명의 어르신이 힘을 합쳐 일군 1060㎡(320평) 규모의 밭에 모시풀 재배를 한다. 올 4~10월 모시잎을 수확해 인근 모시송편 가공업체에 납품할 계획이다. 전남 영암군 미암면에 있는 비래산경로당은 4년째 공동작업장에서 국화를 재배하고, 엿기름·메주를 만들어 판매한다. 국화는 가을철 지역축제장에 납품하고 겨울엔 메주 판매로 연 800만~900만원의 소득을 올린다.

일반분야 사업 참여도 활발하다. 경남 합천군 용주면 평산리 평산경로당은 섬유공장과 연계해 잉앗실(베틀의 날실을 한칸씩 걸러서 끌어올리도록 맨 굵은 실) 만드는 작업을 40여년간 하고 있다. 10여명의 어르신들이 아침 10시부터 오후 5~6시까지 얘기도 나누고 밥도 해먹으며 즐겁게 일하고 있다.

경남 김해시 장유동 팔판 푸르지오 5차 경로당은 지난해부터 빨래방에서 쓰는 일회용 세제 포장과 옷 담는 비닐접기 일을 한다. 15~16명의 73~100세 어르신들이 서로 일을 더하겠다고 나설 정도로 경로당에 활기가 넘치고, 수익금 일부는 이웃돕기에 사용한다. 도경식 경로당 노인회장(75)은 “일을 시작한 후 힘들거나 아프다고 말하는 어르신이 한명도 없고 오히려 일을 통해 건강을 챙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희 대한노인회 영암군지회 경로부장은 “공동작업을 통해 어르신들이 ‘우리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 이제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나올 정도”라면서 “노인들이 부업을 통해 소득도 올리고 보람도 찾을 수 있도록 지자체 등에서 더욱 많은 양질의 일거리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제=홍경진, 영암·영광=이문수, 김해·합천=김도웅, 김명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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