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밭 언피해 심각…“올 농사 포기할 판”

입력 : 2018-03-14 00:00
김태종 경남 하동차생산자협의회장이 하동군 화개면 녹차밭에서 겨울 한파와 가뭄으로 파랗게 말라죽은 잎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겨울 극심한 한파 영향 전남 보성·광양, 경남 하동 등

녹차 주산지 청고현상 발생 피해액 수백억원에 달해

지역 관광산업과도 밀접 정부 차원 발 빠른 대책 필요
 


지난겨울 불어닥친 극심한 한파의 영향으로 녹차 생산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남 보성·광양, 경남 하동 등 주산지에서 차나무가 언피해를 입어 잎이 파랗게 말라죽는 청고(靑枯)현상이 광범위하게 발생해서다. 이로 인한 피해면적은 1000㏊ 내외, 피해액도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녹차 주산지 언피해 심각=“잎과 더불어 나무줄기까지 말라버린 건 처음이에요. 올해 농사는 끝났다고 봐야죠.” 전남 광양시 다압면 고사리에서 1만9850㎡(6000평) 규모로 녹차를 재배하는 이상용씨(70)는 최근 수확을 포기했다. 나무 대부분이 언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손상된 차나무가 제대로 된 새순을 내려면 최소 5월말은 돼야 한다”면서 “하지만 이때 나오는 새순은 상품가치가 낮아 수확해도 인건비도 건지기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반적으로 녹차나무는 영하 10℃ 이하에 한시간 정도 노출되면 언피해를 입는다. 하지만 보성·광양 등 전남지역 녹차 주산지에서는 한때 영하 10℃ 아래로 떨어진 날이 며칠간 이어지기도 했다.

실제 보성군에 따르면 312㏊ 이상의 녹차밭이 언피해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성지역 전체 면적의 82%에 해당하는 수치다. 김민수 보성녹차사업소 계장은 “이 정도 면적이라면 올해 군내 녹차산업에 미칠 피해 예상액만도 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남지역의 녹차 주산지인 하동도 한파 피해를 비켜가지 못했다. 하동군이 파악한 지역 내 녹차밭 피해면적은 423㏊로, 예상 피해액은 84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19년까지 피해 영향 ‘이중고’=김태종 하동차생산자협의회장(45·화개면 정금리)은 “1월 중순경 이미 차밭의 언피해를 알았지만 어떻게 손쓸 방법이 없었다”면서 “차나무는 한번 언피해를 입으면 다음해까지도 영향을 받는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걱정을 토로했다.

곡우(4월20일) 이전에 새순을 따 녹차 가운데 최상품으로 꼽히는 <우전>은 언피해 때문에 사실상 수확이 불가능해졌다. 말라버린 가지를 잘라내고 이후에 돋는 새순을 따려면 적어도 5월초는 돼야해서다. 수확 시기가 늦어지면 전체 수확량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수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종국 하동녹차연구소장은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빨리 정상적인 차밭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우선 피해부위를 가지치기하고, 속효성 유박 등 친환경유기질비료로 영양분을 공급하는 동시에 충분한 관수를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녹차재배는 지역 관광산업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차나무의 수세회복이 시급하다”면서 “이를 위해 전지비용과 병충해 방지를 위한 자재비용을 지원하는 등 정부 차원의 발 빠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성·광양=이문수, 하동=김도웅, 김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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