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벼 매입에 ‘진땀’…“쌀값 흐름 바뀔까” 우려

입력 : 2018-01-12 00:00 수정 : 2018-01-12 13:42
9일 오전 충남 예산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관계자가 도정작업을 위해 원료곡을 옮기고 있다. 김광동 기자 kimgd@nongmin.com

“격리물량 확대·생산 감소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 목소리

“쌀값 상승 기대감으로 출하 지연 등 원인” 의견도

일부 농협 원료곡 확보 어려움

민간 보유량 일시에 풀리면 가격 흐름 바뀔 가능성도
 


농협의 2017년산 벼 매입실적(이하 쌀 환산 기준)이 2016년산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곡종합처리장(RPC)을 보유한 농협은 모두 119만t을 구매한다는 계획이었지만 2017년 말 기준 101만t(84.8%)을 사들이는 데 그쳤다. RPC를 보유하지 않은 농협 또한 목표량(61만t)에 3만t 모자란 58만t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농촌현장에서는 앞으로 쌀값을 불안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기간 연장에도 목표 채우기 어려울 것=전남지역 농협의 2017년산 벼 매입량은 29만4000t(2017년 12월31일 기준)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33만3000t과 견줘 약 3만9000t이 빠진 상황이다. 이 가운데 RPC 보유 농협은 16만5000t, RPC를 보유하지 않은 농협은 12만9000t을 수매했다. 전북지역 농협의 2017년 말 실적 역시 32만2000t으로 계획(36만6000t) 대비 4만4000t이 부족하다. 경북지역에서도 대부분 농협이 벼 목표 매입량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2017년 말 기준 16만7000t을 사들여 목표량(19만1000t)의 87.4%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일부 농협은 매입시기를 2017년 12월 말에서 올해 1월 말로 늦춘 상황이지만 목표량을 채우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10일 현재 경북지역 매입량은 목표의 91.1% 수준에 불과하다.

김광수 경북 예천군농협쌀공동사업법인 대표는 “1만6000t을 수매할 예정이었으나 12월 말까지 1만3000t밖에 매입하지 못했다”며 “매입기간을 한달 늘렸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 같다”고 전했다.

이같은 결과는 정부 격리물량 확대와 생산 감소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 농협 관계자의 대체적인 견해다. 2017년 전국 쌀 생산량은 397만t으로 2016년(420만t)보다 23만t이나 줄었다. 반면 정부 매입량은 72만t으로 2016년(68만8300t)에 비해 3만1700t이 늘었다.

조기영 전남농협지역본부 양곡자재단장은 “2017년 전남지역 쌀 생산량은 82만7000t으로 84만6000t이었던 전년과 견줘 약 1만9000t 감소했다”면서 “여기에 정부가 시장격리 물량 확대에 나서 농협이 사들일 수 있는 양이 자연스럽게 감소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쌀값 불안요인 되지 않을까 우려도=일각에선 산지 쌀값 상승세가 농협 매입실적 하락의 한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2017년에는 벼 작황이 전년보다 저조할 것이란 관측이 일찍부터 나왔다. 정부에서는 산지 쌀값 안정을 위해 각종 대책을 강력히 추진했다. 이에 향후 원료곡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 심리가 퍼지며 출하를 늦추는 농가가 많아져 매입 목표량을 못 채우는 농협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김경수 충남 예산군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는 “건조시설을 갖춘 농가들이 가격 상승을 기대해 소규모 농가들의 농협 입고 물량까지 사들였다”면서 “이러한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다보니 RPC를 운영하는 농협들이 원료곡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충남지역의 한 농협 RPC 관계자는 “산지 쌀값이 오르는 폭 이상으로 소비지 쌀값이 오르지 않으면 큰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민간 RPC와 대규모 농가들이 확보한 원료곡이 한꺼번에 시중에 풀릴 경우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민간 RPC와 대농들이 보유한 물량이 시장 흐름에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경북지역의 한 농협 RPC 관계자는 “벼(조곡 기준) 40㎏ 한가마당 5만2000원에 수매한 터라 단경기 산지 쌀값이 80㎏에 16만4000원을 넘지 않으면 적자를 볼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대농들의 보유물량을 정확히 가늠할 수 없어 향후 가격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예산=김광동, 전주=김윤석, 무안=이문수, 예천·청도=남우균, 김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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