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용 감귤 수매, 대기시간 너무 길어” 불편 해마다 되풀이…농가, 강한 불만

입력 : 2017-11-15 00:00

가공업체 하루 4~5회만 수거 물량 제한…시간도 들쭉날쭉 농가 24시간 넘게 기다리기도

“지자체 개선 의지 없어” 지적 수거차량 확대 등 대책 시급
 

9일 아침 제주 서귀포농협 하나로마트 예정부지에 가공용 감귤을 실은 농가 트럭들이 업체의 수매용 수거차량을 기다리며 길게 늘어서 있다.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해야 합니까. 가공용 감귤 수매에 참여하는 게 죄도 아니고….”

9일 오전 7시,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에 있는 서귀포농협 하나로마트 예정 부지. 가공용 감귤 수매대행 장소로 쓰이는 이곳엔 이른 아침부터 농민들이 몰고온 1t 트럭 50여대가 200여m에 걸쳐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이들은 기다림에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1시간30분이 지난 오전 8시30분이 돼서야 감귤가공업체인 제주도개발공사와 ㈜일해의 감귤 수거차량(수매통)이 들어와 수매는 어렵게 시작됐다.

농협 직원들의 품질상태 점검을 거쳐 첫번째로 수매를 마친 최모 할아버지는 “어제 아침 6시부터 24시간 이상을 꼬박 기다려 이제야 수매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가공용 감귤 수매과정에서 농가들의 불편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특히 대과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엔 농가 불편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농협들에 따르면 가공용 감귤 수매는 가공업체들이 농가로부터 일정 가격(일부는 도 보조지원)에 사들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수매를 위해 농가가 수매업무를 대행하는 지역농협에 가공용 감귤을 가져오면 농협은 자체 여건에 따라 당일 선착순 또는 사전 접수 순번대로 물량을 수집한다. 가공업체들은 지역농협들의 수매대행 장소를 순회하며 수거해가는데 수거횟수가 1일 4~5차례로 너무 적고, 수매물량도 한농가당 최대 60개 컨테이너 박스(운반용 플라스틱 상자)로 제한돼 있을 뿐 아니라 시간도 들쭉날쭉하다는 것이다.

오병암 서귀포농협 경제상무는 “출하 초반인 현재도 농가 트럭이 하루 50여대나 기다리는데 성출하기인 11월 중하순으로 접어들면 최소 70대 이상이 300m가량 길게 늘어선다”며 “농가들은 순번을 위해 미리 와서 수거차량을 기다리다 결국 차를 세워놓고 귀가한 뒤 이튿날 다시 오기 일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같은 농가 불편이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도 지방자치단체의 개선 의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오창훈 서귀포농협 토평영천감귤작목반장(54)은 “제주도는 조례를 통해 일정 크기 이상의 대과인 ‘비상품’ 감귤을 시장에 출하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면서도, 정작 가공용 감귤 수매과정에서 농가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팔짱만 끼고 있다”면서 “바쁜 수확철에 농민들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행정당국은 업체의 수거차량 추가 확보를 지원하거나 수거시간만이라도 정례화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귀포=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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