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평 조수익 3000만원…누가 농사짓겠나”

입력 : 2017-09-13 00:00

강원 철원 벼 수확현장 가보니

품질은 예년 수준과 비슷 농가, 20년 전 쌀값에 한숨 “정부, 쌀값 안정 노력해야”
 

7일 강원 철원군 동송읍 양지리 논에서 벼 수확 작업을 하던 장송학씨(왼쪽부터)가 김건영 강원농협지역본부장과 강석용 NH농협 철원군지부장에게 작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7일 오후 강원 철원군 동송읍 양지리에 들어서자 본격적인 수확철에 접어든 <오대벼>가 황금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이곳에서 콤바인으로 벼를 수확하던 장송학씨(55)는 “벼 품질은 예년과 비슷하지만 수량은 다소 감소할 것 같다”며 “농자재값과 물가는 상승했는데 쌀값은 20년 전과 다를 바 없다”고 한숨지었다.

장씨는 “3.3㎡(한평)당 조수익이 3000원 정도밖에 안돼 3만3058㎡(1만평) 농사를 지어봤자 3000만원 내외인데, 이대로 가면 벼농사를 지을 농민이 있겠느냐”면서 “정부에서 벼 잉여분을 격리시키거나 외국에 원조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해 쌀값을 안정시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마다 벼 수확기가 되면 철원지역에 관심이 집중된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벼 수매가 시작돼 다른 지역 수매가의 바로미터(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올해 가장 먼저 벼 수매가를 정한 곳은 철원 동송농협(조합장 진용화)이다. 동송농협은 8월30일 이사회를 열어 수매값을 2016년과 같이 조곡 1㎏ 기준 1350원(40㎏들이 5만4000원)으로 동결했다. 이어 8월31일 동철원농협(조합장 이태식)도 1㎏ 기준 1350원으로 결정했다. 또 7일에는 철원농협(조합장 최재연)이 1360원으로, 김화농협(조합장 엄충국)은 11일 1320원으로 결정했다.

진용화 조합장은 “애초에는 올해 수매가를 2016년보다 낮출 계획이었지만 8월 말 기준으로 2016년산 쌀 판매에서 적자폭이 많이 줄어 전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며 “이번 동결이 미곡종합처리장(RPC) 흑자의 계기가 돼 조합원들에게 수익을 환원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송농협 RPC 수매검사실에서 만난 이희준씨(58·오지1리)는 “5만1000㎡(약 1만5428평) 규모로 <오대벼>를 재배하는데 올해는 8월에 비가 많이 내려 수확량이 평년보다 다소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같은 가격으로 동결된 수매가에 대해 묻자 “아쉽기는 해도 농협 RPC가 적자여서 현실적으로 무난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연대 동송농협 RPC 장장은 “지난해 2만2692t을 수매했는데 올해도 비슷한 양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벼 생산량과 품질은 지난해와 비슷한데 소비가 줄고 있어 쌀 판매 확대를 위해 유통채널을 다양화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철원지역 4개 농협의 전체 벼 수매량은 6만2007t이며 올해는 6만1900t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원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철원지역 벼 생산량은 9·15 생육상황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출수기 때 비가 잦았던 데다 병해충과 쓰러짐도 다소 발생해 전반적으로 2016년보다는 수확량이 5~10% 떨어지고, 평년보다는 2~5% 증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철원=김명신 기자 mskim@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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