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장기화…아프리카 극빈층 굶어 죽을 ‘위기’

입력 : 2022-06-22 00:00

경작지 25%가량 못쓰게 돼

흑해 봉쇄로 수출도 불가능

나이지리아 등 기아로 ‘신음’

소말리아 등 최악 가뭄 영향

현재 1400만명 굶주림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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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아프리카 주민들이 아사위기에 몰리고 있다. 식량 수입이 어려워진 데다 구호단체의 지원도 줄어서다. 사진은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식량을 배급하는 모습. 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관련 피해가 커지고 있다.

‘세계의 곡물창고’로 불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 이후 경작지의 25%가량을 잃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막히면서 식량 가격이 치솟자 아프리카 저소득 국가 주민들은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등 외신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타라스 비소츠키 우크라이나 농업부 차관은 현지 기자회견에서 “옥수수 경작지는 지난해 5만5000㎢에서 4만6000㎢로 감소했다”며 “러시아의 흑해 봉쇄로 곡물 수출까지 타격을 입어 농민들이 파종 곡물 종류를 바꿔야 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4위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경작지 면적은 러시아 침공 전 남한 전체 면적의 약 3배에 해당하는 30만㎢에 달했다. 하지만 러시아 침공 이후 경작지 7만5000㎢가량을 못 쓰게 된 것으로 우크라이나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곡물 수확이 어려워지면서 유엔(UN·국제연합)은 올해 우크라이나 농업 생산량이 예년보다 2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막혀 식량 가격이 치솟자 아프리카·중동의 저소득 국가들이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안 그래도 코로나19 팬데믹과 기근으로 허덕이던 이들 국가는 국제 원조까지 막혀 극빈층들은 굶어 죽을 위험에 처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식량위기의 파고를 그대로 맞고 있는 최약체 국가로 나이지리아·소말리아·에티오피아·이집트·예멘 5곳을 꼽았다.

나이지리아는 밀이 주식이지만 연간 소비량 가운데 1%만 현지에서 생산된다. 나라의 빈곤은 심각한 수준이고 각종 분쟁과 가뭄 등 기후 부담까지 안고 있다. 식량 상황을 5단계로 구분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식량안보 단계분류(IPC)에서 4단계 ‘긴급’ 수준인 나이지리아 주민은 6∼8월 1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 뿔’이라 불리는 지역에 있는 소말리아·에티오피아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올해 이들 국가에는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찾아왔다. 세계식량계획(WFP)은 4월 보고서에서 아프리카 뿔 지역에서 가뭄으로 인해 굶주릴 수 있는 사람이 현재 1400만명에서 올해말에는 2000만명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기후 상황을 보면 평년보다 곡물 수입을 늘려야 할 판인데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수입에 타격을 받았다. 소말리아는 전쟁 전 밀 수입의 90% 이상을 우크라이나·러시아에서 들여왔다.

에티오피아는 2020년부터 북부 티그라이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충돌로 내전을 치르면서 수십만명이 기아위기에 내몰렸다.

오랜 내전을 겪으며 식량·연료값이 오르고 기근이 확산한 예멘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

식량위기가 기근을 넘어 소요로 확산할 것을 우려하는 국가도 있다. 세계에서 밀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이집트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 80% 이상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해왔다.

이들 국가는 절실한 도움이 필요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호단체의 지원도 줄고 있다.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대한 구호를 줄인 탓이다.

WFP는 자금 여력이 부족해 남수단 주민 170만명에 대한 식량원조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FAO는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심각한 식량 불안정에 시달리는 사람이 470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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