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살충제 전면 금지’ 국민투표 부결

입력 : 2021-06-16 00:00

60.6% 반대 … 농민들 안도

대통령 “농업·식량안보 고려 합리적 실용적 결정” 평가

 

스위스에서는 친환경자재를 제외한 모든 살충제의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국민투표 끝에 60.6%의 반대로 부결됐다.

해당 법안은 화학적 조작을 통해 만든 살충제가 인간에게 해로울 뿐만 아니라 생물다양성을 현격하게 감소시킨다는 이유로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단, 미생물을 이용한 살충제 등 친환경자재의 사용을 허용하며, 혼란 방지를 위해 법안 시행을 10년 유예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투표 직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스위스 국민 49%가 살충제 사용금지 법안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투표 결과 찬성이 39.4%에 그쳤다.

현지에서는 살충제 사용금지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데다 병해충 발생량의 증가로 작물 생산성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농사를 지을 때 모든 종류의 화학 살충제 사용을 금지하는 국가는 전세계에서 부탄 한곳밖에 없다.

기 파르믈랭 스위스 대통령은 13일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결과는 농업계의 미래와 국가의 식량안보를 고려하면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결정”이라고 평했다.

우르스 슈나이더 스위스농민연합회 부회장은 “‘농약은 나쁘다’는 감정적인 주장을 합리성으로 이겼다”며 “많은 농가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농민연합회는 투표를 앞두고 “상당수 회원이 살충제 금지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으며, 살충제 금지가 농촌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농약업체 신젠타도 “살충제 사용을 금지하면 병해충 발생의 증가로 농작물 생산량이 현재보다 40% 감소할 것”이라며 “지역 특산 농산물의 재배가 불가능해져 스위스의 농업 생태계를 망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안 통과를 주창하던 환경단체는 아쉬움을 표했다. 도미닉 웨이저 안티살충제연합 회장은 “스위스 농가 15%가량은 화학 살충제를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번 법안이 농업계의 주장처럼 극단적이지 않다”며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에 사람들이 휩싸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위스는 정치적·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사안을 국민투표로 결정한다. 국민투표는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진행되며 국민 10만명 이상의 동의가 있으면 투표에 부쳐진다.

김서진 기자 dazzl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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