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먹은 꿀벌 살릴 방법 찾았다

입력 : 2021-06-09 00:00

미 코넬대 연구팀 ‘해독제’ 개발 … 설탕물에 섞어 살포 가능

 

꿀벌이 섭취할 수 있는 살충제 해독제가 개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진은 꿀벌을 살리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인 해독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해독제는 살충제로 널리 사용되는 성분인 유기 인산 화합물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유기 인산 화합물은 가장 대표적인 살충제 성분으로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살충제의 30%가량을 차지한다.

꿀벌이 효소 성분인 해독제를 섭취하면 해독제가 창자까지 내려가 살충제 성분을 감싸고, 그 결과 꿀벌의 내장에서 살충제 성분이 작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리다. 해독제가 감싼 살충제 성분은 이내 분해돼 더이상 독이 아닌 상태가 된다. 화분 크기의 미립자 형태인 해독제는 가루 형태는 물론 물에도 잘 녹기 때문에 설탕물에 섞어 살포할 수도 있다.

연구진이 240개 꿀벌 군집을 상대로 실증 연구한 결과 해독제를 섭취한 꿀벌은 모두 생존했다. 반면 수일 내에 해독제를 섭취하지 못한 꿀벌은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특허출원 심사 중에 있으며 연내 혹은 내년초쯤 상품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진은 유기 인산 화합물 형태의 살충제뿐 아니라 다른 화합 구조물 살충제에도 작용할 수 있도록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꿀벌이 섭취할 수 있는 형태의 해독제를 만든 것은 꿀벌이 먹이로 삼는 화분에 살충제 성분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지상에 존재하는 화분과 밀랍 98%는 무려 6종류의 살충제에 의해 오염된 상태다. 꿀벌이 살충제를 섭취하면 내분비계 체계가 파괴돼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제임스 웹 코넬대학교 교수는 “자연 상태에 만연한 살충제 성분은 꿀벌의 개체수를 줄이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라며 “꿀벌을 위한 해독제를 살포해 살충제에 중독된 매개충의 건강이 회복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편 전세계 식품의 35%가 매개충을 통해 생산될 정도로 꿀벌은 농식품 체계에서 중요한 존재다. 유럽연합(EU)·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선 꿀벌 개체수를 감소시킨다고 알려진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의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한 바 있다.

김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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