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치유농장은 모든 국민의 쉼터”

입력 : 2019-12-20 00:00
네덜란드에 있는 치유농장 에이크후버(Eekhoeve).

[인터뷰] 조예원 바흐닝언케어팜연구소 대표

1990년대말부터 싹터…국가지원센터가 성장 주도

현재는 촘촘한 농가조직이 이끌어 사회복지로 정착

“韓 정부도 참여농가 기준 만들고 체계적 교육 나서야”
 

 


“네덜란드 치유농장은 단지 환자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어린이·청소년·고령층 누구나 치유할 수 있는 곳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조예원 바흐닝언케어팜연구소 대표는 네덜란드와 한국을 오가며 치유농업을 연구하고 있다. 2017년 와게닝겐대학교·연구소(WUR)에서 치유농업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네덜란드의 우수사례를 한국에 접목하려고 노력 중이다. 1990년대말부터 치유농업이 싹튼 네덜란드에서는 이미 이 분야가 사회복지의 한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네덜란드 비넨달지역의 한 치유농장에서 만난 조 대표는 “자칫 개인의 몫이 될 수 있는 간병·요양·돌봄의 부담을 치유농장이 함께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에는 입원할 정도는 아니어도 심신의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이 많죠. 네덜란드는 치유농장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쉴 공간으로 제공합니다. 방문자들은 정기적 또는 간헐적으로 농장을 찾아 다양한 자연활동을 합니다. 장애인들이 달걀을 생산하며 보람을 얻기도 하고, 어린이들이 나무를 돌보거나 동물을 산책시키는 거죠. 최근에는 학교 밖 아이들을 교육해 졸업장을 주는 프로그램도 생겼어요. 복지의 또 다른 차원이죠.”

농장이 운영하는 각종 프로그램은 자율에 맡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간호사를 고용해 중증환자만을 간호하는 농장이 있는가 하면, 일부 농장은 교사를 채용해 어린이들을 교육하기도 한다.

조 대표는 “2015년 이후로 치유농업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며 정책동향도 설명했다. 자폐증·치매 등의 질환을 앓는 이들이 치유농장을 찾으면 지자체에서 그 비용을 지급하는 구조다.

그는 이처럼 원활하게 돌아가는 네덜란드 치유농업의 비결을 ‘촘촘한 농가조직’에서 찾았다. 2000년 초반 치유농업 국가지원센터가 설립돼 초기 성장을 이끌었으나, 현재는 치유농장 연합체가 자체적으로 농장교육의 품질·안정·위생·보건 등을 관리한다는 것. 네덜란드 전체 치유농장 1300여곳 중 약 900곳이 품질인증을 받을 정도로 자정작용이 활발하다. 3년에 한번씩 품질마크를 갱신해야 하는데, 인증이 없으면 복지예산을 지원하지 않는 지자체도 있다.

“네덜란드 치유농장 농장주들은 철학이나 사명감으로 똘똘 뭉쳤어요. 이제 막 치유농업이 움트는 한국도 우선 정부 중심으로 치유농업에 참여할 농가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농가교육을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비넨달=김해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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