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서 인기 모으는 절충형 계사모델 2가지는?

입력 : 2019-11-22 00:00

론델 하우스

지붕 덮인 육성·산란사 10개, 원형 배치 2층 케이크 모양…작업자 농장 관찰 편리

더 플랜테이션

가운데 방목장 두고 양쪽에 실내 공간 휴식과 사료급여·산란 시설은 분리해
 


네덜란드 농업계는 2000년대초 정부 주도 아래 ‘닭을 지키고 사랑하자(Keeping and loving hens)’라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동물복지에 대한 시민사회의 요구가 커지자 농민·정부·소비자·건축가 등이 한데 모여 동물복지와 농가소득의 균형을 고려한 새로운 닭 사육모델을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와게닝겐대학교·연구소(WUR) 축산연구팀은 긴 연구 끝에 2010년 절충형 계사모델 2가지를 개발해 현장 보급에 들어갔다. ‘론델 하우스(Roundel House)’와 ‘더 플랜테이션(The Plantation)’이라는 모델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2가지 계사는 크게 닭을 풀어두는 외부 공간의 존재 여부로 구분된다.

론델 하우스


먼저 론델 하우스는 개방된 야외 공간이 따로 없다. 2층으로 구성된 이 모델은 둥근 케이크처럼 생겼는데, 가운데 공간을 중심으로 지붕이 덮인 육성·산란사 10개가 둘러싸고 있다. 육성·산란사가 원형으로 배치되고 외부와 단절돼 있어 작업자가 농장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10개 육성·산란사 중 5개는 닭이 저녁에 머무는 공간이고, 나머지 5개는 낮 동안 활동하는 공간이다. 계사 둘레는 벽 대신 그물망으로 처리해 바깥바람이 통하도록 했다. 전체 계사에 닭 3만마리 정도가 수용된다. 각 육성·산란사에는 닭이 머무르는 횃대 등의 사육시설과 알을 낳는 공간을 뒀다. 바닥에는 마른 짚을 깔되, 그 아래에 분뇨를 빼낼 수 있는 벨트를 설치했다. 이밖에 육성·산란사 외부 둘레에 모래를 깔아 닭이 모래목욕 등을 하도록 설계했다.

연구를 주도한 그루트 코어캄프(Groot Koerkamp) WUR 교수는 “2010년 무렵부터 네덜란드의 영농조합인 ‘론딜(Rondeel)’을 포함해 5곳 이상의 농장이 이 모델을 접목해 달걀을 생산 중”이라고 설명했다.

더 플랜테이션


또 다른 모델인 더 플랜테이션은 계사 외부에 닭이 돌아다니는 공간을 둔 게 특징이다. 네덜란드에서 혁신적인 산란계농장으로 주목받는 ‘킵스터(Kipster)’도 이 모델을 응용했다.

구체적으로 가운데 방목장을 중심으로 양쪽에 지붕 덮인 산란·육성사가 마주 보고 있다. 왼편 산란·육성사엔 횃대를 놓아 닭이 쉬는 공간을 조성하고, 맞은편 공간에는 사료 급여와 산란을 하는 시설을 뒀다. 넓이 4950㎡(약 1500평, 가로 165m·세로 30m)의 계사에 닭 2만4000마리가 들어간다. 방목장 곳곳에 버드나무 등을 심고 나무껍질 부스러기를 깔아 자연친화성을 높였다. 방목장 위로 개폐식 지붕이 설치돼 있어서 비가 오면 닫힌다.

코어캄프 교수는 “계사 아래에 작은 통로를 만들어 닭이 지붕 없는 야외로 나갈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라며 “2가지 모델 모두 네덜란드의 일반적인 ‘다층·방목형 계사’보다 동물복지 지수가 25~28% 높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연구진의 조사 결과 론델 하우스의 설치비는 현지에서 일반적인 ‘다층·방목형 계사’보다 2배 정도 비쌌다. 달걀 생산비도 일반 모델보다 5~17% 더 든다. 단, 유기 방사보다는 40~50% 저렴하다.

이 두 모델을 도입한 네덜란드 농가들은 현지 슈퍼마켓 체인점과의 제휴로 문제를 풀었다. 알버트 하인(Albert Heijn) 등의 슈퍼마켓 체인과 고정가격으로 공급계약을 맺고 물량을 안정적으로 납품하는 것이다. 동물복지 인증마크를 부착하고 일반 달걀보다 약 20% 높은 가격을 받는 방식이다. 동물복지를 권장하는 중앙정부의 프로젝트성 지원이나 지방정부의 보조금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해대 기자 hdae@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추천광고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