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품질 ‘샤인머스캣’ 포도 생산, 꽃송이 정리가 관건

입력 : 2019-11-08 00:00
야마나시현의 ‘샤인머스캣’ 포도농장.

창간 55주년 기획 - 세계 선진농법 현장을 가다

(9)일본 최대 포도 주산지 야마나시현 니라사키시의 ‘샤인머스캣’ 재배기술

한송이 30~35알·중량 500~700g·당도 18브릭스 이상 목표

주간 5~6m·열간 10~16m…10a당 묘목 11~20그루 식재

장초·단초 전정 적절히 배합 …4~5년차부터 안정생산 가능

햇빛 충분히 받도록…땅속 수분·양분, 지나치지 않게 관리

품질에 가장 큰 영향 미치는 요인, ‘송이 만들기’와 ‘알솎기’…수형·생육 관리, 드론 도움 받아

포도알 비대촉진 위해 ‘스트렙토마이신’ 등 액제 희석 살포

주지 1m당 7송이 배치…10a당 3300송이(약 2.3t) 생산 때

연간 3500만원 조수입 올리고 2000만원 가까운 수익 얻어
 


<샤인머스캣> 포도의 돌풍이 거세다. 일본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농연기구)가 2006년 품종 등록한 <샤인머스캣>은 2014년께부터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포도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청포도 특유의 향과 높은 당도, 껍질째 먹는 간편함, 굵은 포도알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더구나 기상변화와 병해에 강하고 저장기간이 길어 농가소득원으로도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100년에 한번 나올 우수한 품종’이라는 게 포도농가들의 반응이다. 하지만 국내 농가들이 <샤인머스캣> 품종의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이에 일본의 최대 포도 주산지이면서 하루가 다르게 재배법을 발전시키고 있는 야마나시현 니라사키시를 찾아 <샤인머스캣> 관련 최신 재배기술을 취재했다.

 

짚을 포도나무 뿌리 주변에 깔아주면 수분증발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품질 목표 정하는 게 출발점

“멀리 후지산이 보이는 이곳은 해발400~500m에 이릅니다. 그렇다보니 일조량이 많고 일교차가 커 과일 재배에 최적지지요.”

기자를 안내한 야자키 데루유키 리호쿠농협(JA) 영농지도과장은 “<샤인머스캣>이 한국에서도 인기냐”고 반문하면서 “일본에서도 최근 가장 큰 관심을 끄는 포도 품종”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1만1500명의 조합원 가운데 포도 재배농민은 300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관심이 급속히 고조되는 상황이란다. 이런 추세에 맞춰 리호쿠농협도 강습회를 열어 고품질 <샤인머스캣> 재배법을 알리는 데 역점을 둔다고 했다.

특히 이 농협은 명확한 기준을 세워 <샤인머스캣> 재배를 장려하고 있다. 기준은 언뜻 봐도 높았다. 포도 한알의 무게는 17~20g, 한송이당 알수는 30~35개가 되도록 해 500~700g으로 키우게 한다. 당도는 최소 18브릭스(Brix)다. 이러한 고품질 포도를 주지(主枝) 1m당 7송이를 배치해 10a(300평)에서 3300송이(약 2.3t)를 생산토록 유도하고 있다.

야자키 과장은 “이렇게 생산하면 10a에서 연간 3500만원의 조수입을 올리고 2000만원 가까운 수익을 얻게 된다”면서 “포도농가를 대상으로 <거봉>과 <피오네> 대신 <샤인머스캣>을 장려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리호쿠농협(JA) 관계자가 포도 작황을 점검하기 위해 드론을 띄우는 모습.



고품질 비법, 송이 만들기와 알솎기

<샤인머스캣>의 품질을 가장 좋게 하기 위해선 뭘 해야 할까. ‘송이 만들기’와 ‘알솎기’다. 보통 이 작업은 포도농가가 투여하는 작업시간의 40%에 이를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다.

송이 만들기는 꽃송이(화수)를 정리하는 작업부터 시작된다. 보통 끝부분에서 3~4㎝만 남기고 꽃을 모두 없애 모양이 고른 꽃송이를 만드는 게 먼저다. 6년 전 귀농해 야마나시대학에서 와인학을 전공한 뒤 최근 <샤인머스캣>에 빠져 있는 아베 마사히코(60)는 “꽃송이를 제대로 정리하면 나중에 송이 만들기와 알솎기에 소요되는 일손을 25%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완벽한 모양의 송이를 가진 포도를 생산하게 된다”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특히 꽃송이가 형성된 뒤 포도알을 크게 만들고 씨가 생기는 현상을 막기 위한 작업도 중요하다. 2배체인 <샤인머스캣>을 4배체인 <거봉>처럼 알이 굵고 단단하면서도 씨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과정으로, 리호쿠농협에서는 스트렙토마이신 액제를 1000배로 희석한 뒤 꽃 피기 14일 전부터 만개 때까지 뿌려주도록 지도한다. 또 꽃송이 끝부분까지 꽃이 폈을 때 25㎏으로 희석한 지베렐린을 처리하도록 권하고, 포도알의 비대촉진을 위해 55㎏의 포클로르페뉴론 액제를 추가로 주도록 당부한다. 야자키 과장은 “약제처리 작업은 이른 아침과 해가 질 무렵에 하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와시타 타다시 큐피드팜 대표(오른쪽부터), 포도 재배농민 아베 마사히코, 야자키 데루유키 리호쿠농협(JA) 영농지도과장이 드론으로 포도나무 수형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서 가지치기(전정)할 위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포도의 본성(本性) 적극 활용해야

“포도는 본래 수분이 적고 척박한 토양에서 잘 자라는 작물입니다. 이런 특성을 활용하는 것도 고품질 포도 생산의 비결이지요.”

리호쿠농협 이사로 고품질 포도 재배기술 확립에 앞장서는 이와시타 타다시 큐피드팜 대표는 “강렬한 햇빛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땅속의 수분이나 양분이 지나쳐서는 안된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그는 포도나무 본래의 특성을 감안해 주간 5~6m, 열간 10~16m로 10a당 11~20그루의 묘목을 심어 나무를 크게 키워가는 재배법을 추천했다. 이렇게 드물게 심고 덕(포도나무 줄기를 올려놓는 시렁) 위로 유인하면 자람새가 강한 <샤인머스캣> 특성상 3~4년 만에 최적의 수형을 완성할 수 있단다.

이와시타 대표는 “이후 나무 자람새에 맞춰 장초전정(결과지에 눈을 7개 이상 다는 가지치기)과 단초전정(결과지에 눈을 1~2개 다는 가지치기)을 적절히 배합하면 4~5년차부터 고품질 포도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의점도 있다. 이와시타 대표에 따르면 고품질 <샤인머스캣>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토양의 물빠짐과 양분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즉 물빠짐이 좋지 않을 때는 암거나 명거 배수를 하고 객토를 곁들여 토질을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 포도 재배기간 중 수분의 지나친 증발을 막기 위해 뿌리 주변을 짚으로 덮어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척박한 토양에서 잘 자라는 특성상 양분은 절대로 지나쳐서는 안된다. 질소·인산·칼리 비료는 11월 휴면기로 들어가기 전과 이듬해 발아 전 등 양분이 많이 필요할 때 토양진단을 거쳐 최소한으로 공급한다.

이와시타 대표는 “잘 발효된 축산퇴비를 포도 수확이 끝난 후 공급하면 무기질비료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듬해 크고 맛있는 포도를 생산하는 바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마나시=김기홍 기자 sigmaxp@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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