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산토 ‘라운드업’ 발암성 또 인정…엎친 데 덮친 바이엘

입력 : 2019-04-08 00:00 수정 : 2019-04-08 23:53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몬산토가 판매한 제초제 ‘라운드업’이 암을 유발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에드윈 하드만(가운데)의 손을 들어줬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서 두번째 배상 판결 후 기업 주가 크게 떨어져 관련 소송도 1만2000건 달해

누적 배상금 1800억 넘어 무모한 몬산토 인수 지적
 


글리포세이트를 원제로 한 제초제 <라운드업>이 암을 유발한다고 인정한 판결이 미국에서 또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3월27일 ‘독일을 기반으로 한 다국적 화학·제약기업 바이엘은 원고 에드윈 하드만(70)에게 8100만달러(약 920억원)를 배상금으로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8월 캘리포니아 법원이 <라운드업>의 암 유발을 인정해 배상 판결을 낸 데 이어 두번째다.

이번 판결이 나오자 바이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이에 바이엘이 몬산토를 인수하면서 글리포세이트 리스크를 간과한 게 아니냐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라운드업>은 미국의 다국적 종자·농약 기업인 몬산토가 개발해 출시한 제품이지만, 2018년 바이엘이 몬산토를 인수하면서 관련 소송에 대한 책임도 바이엘로 넘어왔다.

 

몬산토 제초제 ‘라운드업’. 사진=연합뉴스


◆이번 판결의 의미는=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자신이 앓고 있는 비호지킨림프종(NHL)의 원인이 <라운드업>이라고 주장한 에드윈 하드만의 손을 들어줬다. 바이엘은 전보적 손해배상금 590만달러, 징벌적 손해배상금 7500만달러 등 모두 8100만달러를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이번 판결에서 배심단은 몬산토가 자사 제품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 소홀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바이엘은 이번 판결에 유감을 표시하며 바로 항소했다.

영국 통신사 <로이터>는 하드만 사건이 (접수된 다른 사건의) 피해나 보상범위 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판결에 주목했다. 이 언론은 “이번 판결은 미국에서 <라운드업>과 관련해 접수된 1만1200여건의 소송 가운데 두번째”라며 “이번 판결을 내린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만 760여건의 관련 소송이 제기돼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엘, 몬산토 인수 무모했나=바이엘의 몬산토 인수가 무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리포세이트 관련 소송으로 바이엘이 피해자에게 지급해야 할 누적 배상금만 1억5900만달러(약 1804억원)에 달해서다.

미국 경제지 <포춘>은 바이엘 주주이자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인 크리스찬 스트렌거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스트렌거는 “베르너 바우만 바이엘 최고경영자(CEO)는 항상 글리포세이트가 안전하다는 의견을 언급하지만, 더 중요한 건 글리포세이트가 충분한 경고문구와 함께 판매됐는가의 여부”라는 입장을 이 매체를 통해 밝혔다. 그는 이어 “바이엘은 몬산토 인수를 협상하던 2016년 중반 글리포세이트 관련 법적 소송이 3600여개에 달하는 것을 과소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바이엘 측은 인수 당시 몬산토의 글리포세이트 사업과 관련한 리스크를 충분히 검토했다는 입장이다. 바이엘 대변인은 “위험평가 결과 글리포세이트가 들어간 몬산토 제품은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세계 각국의 규제기관들이 검토한 자료를 기반으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환경청(EPA)·유럽화학물질청(ECHA)은 글리포세이트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적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세계보건기구(WHO)는 글리포세이트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이번 판결이 배심재판으로 이뤄지면서 바이엘에 불리한 판결이 나왔다는 의견도 있다. 농업리서치 회사 어그로우 측은 “배심원들은 감정에 이끌린 판결을 내렸다”며 “바이엘은 (인수하면서) 철저한 실사를 진행했겠지만 소송 결과가 감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까지는 전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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