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농법·농업용 로봇과 드론…세계 각국 바이어 잡아라

입력 : 2018-10-22 00:00

일본 최대 농기자재박람회 ‘아그리월드’ 가보니…

일본·한국·중국 등 620개 농자재업체 참여

급수·액비량 자동 조절 시설하우스용 장치 ‘눈길’

종자·흙·비료·하우스자재 등 묶음판매·관리 업체 ‘주목’

한국 업체, 가성비 뛰어난 시설원예자재 홍보전 치열
 


‘농자재 바이어들의 눈을 사로잡아라.’ 10~12일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농기자재박람회 ‘아그리월드(Agri World)’ 행사장. 일본·한국·중국 등에서 620개 농자재업체가 참여한 현지 최대의 농자재박람회는 ‘소리 없는 전쟁’을 방불케 했다. 유망한 농자재를 물색하려는 일본·중국·러시아·미국 바이어들의 발길이 3일 내내 이어져서다. 데이터농법·농업용드론 등을 앞세운 일본 업체들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시설원예 자재를 내세운 한국 업체들의 홍보전이 치열했다.



◆일본, 미래농업 준비 ‘착착’=“10a(300평)에서 평균당도 5.7브릭스(Brix)의 토마토를 26t 생산할 수 있습니다.”

박람회장 한쪽에 마련된 일본 얀마사의 부스에는 이같은 홍보문구가 내걸렸다. 얀마는 원래 콤바인·이앙기 등으로 유명한 업체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서는 ‘뿌리 제어형 작물 재배시설’을 집중 홍보했다. 이 시설은 얀마가 가진 농업 데이터에 기반해 날씨 변화에 따라 급수량과 액비량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술이 적용된 시설하우스용 장치다. 관행농법보다 물 사용량은 45%, 액비 사용량은 50% 줄어든다고 했다.

유키 오타니 얀마 원예시설부 담당은 “2019년 4월부터 시설을 판매할 계획”이라며 “날씨에 상관없이 균일한 품질의 토마토를 생산하기 때문에 농업에 처음 진입하는 사람들도 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본 농업계가 정밀농업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차세대 농업관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또 다른 농자재업체인 오스믹사가 대표적인 예다. 이 업체는 방울토마토 종자부터 흙·비료·비닐하우스자재 등을 묶음으로 판매한다. ‘농업의 솔루션(해결책)을 제공한다’는 게 회사의 최종 목표다. 업체는 이미 2017년 4월부터 일본 전역 7곳에 20a(600평) 안팎의 시설하우스 자재를 판매해 사후관리를 하고 있다. 직접 생산한 방울토마토를 10~15개씩 소포장 유통하는 방법도 제시해 관심을 끌었다.

이밖에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엔티티)’도 농기계업체 구보다와 공동으로 센서를 활용해 토양의 온도·습도·양분을 측정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데이터농업’을 구현한 업체만 20여곳에 달했다.

이를 지켜본 한국 참관객들의 눈엔 놀라움이 가득했다.

식물공장용 종자를 생산하는 오믹시스의 우태하 대표는 “3년 전만 해도 차세대 농업관이 가장 뒤에 있었지만, 올해는 전면에 배치됐다”며 “일본은 시설자재가 아니라 종자·흙·생육과 관련된 데이터 등 농사짓는 방법 전체를 파는 단계로 접어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과 농협네트웍스 등이 진행한 전국 농대생 해외교육에 참가한 이창진씨(23·전북대 작물생명과학과)는 “이론으로만 보던 농사용 로봇 등이 상용화단계에 들어선 점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일본 엔루트사가 개발한 입제 농약 살포용 드론.

드론의 인기도 뜨거웠다. 드론과 관련된 일본 업체만 20곳에 이르렀다. 특히 ‘입제’ 농약을 살포하는 드론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일본에서도 드론에 의한 ‘약제 비산’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었다.

드론 생산업체인 일본 엔루트사 관계자는 “드론으로 콩 크기의 입제를 논에 뿌리는 방식이 인기”라며 “입제용 드론을 판매하는 업체가 3~4곳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23개 시설원예자재업체들이 꾸린 ‘한국관’.

◆한국 업체들 “기회 있다”=이번 박람회에는 한국 농자재업체 23곳도 참여했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과 경북 농자재퓨처스클럽에 속한 시설원예자재업체들이 ‘한국관’을 별도로 꾸렸다. 전동 전지가위, 무동력 환풍기, 차광재, 원예형 결속기 등을 생산하는 업체가 주로 참여해 320건 이상의 상담실적을 올렸다.

박람회 기간 내내 업체 관계자들 사이에선 “일본시장은 한국 시설원예업체에게 기회”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지금까지는 주로 ‘단동’ 형태였던 일본 시설하우스가 점차 규모화·자동화되면서 부품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시설하우스용 점적테이프를 수출하는 ㈜남경의 우만호 대표는 “일본 시설원예자재는 원천기술은 뛰어나지만 유행을 빠르게 쫓아가지는 못한다”며 “한국산은 성능 개량을 꾸준히 하고, 일본산보다 가격도 30% 저렴해 현지에서 선호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 농업시장 특유의 보수성과 복잡한 유통체계를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차광재용 소재를 생산하는 정일글로켐의 박진규 대표는 “일본 농민들은 한 업체의 제품만 고집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또 최소 서너차례의 유통단계를 거칠 정도로 제품을 깐깐하게 보기 때문에 시장개척에 최소 3년 이상 공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바=김해대 기자 hda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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