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 화상병 정부차원 관리 공백…현장 혼란

입력 : 2021-06-11 00:00

연구기관 농진청이 지휘본부

지자체와 협력 한계 드러내

가축질병과 ‘방역 차별’ 문제

 

중앙부처 차원의 과수 화상병 컨트롤타워가 없는 점이 화상병 확산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021년 과수 화상병·과수 가지검은마름병 예찰·방제 사업 지침’에 따르면 기본계획 수립, 방제명령 등 화상병에 대한 실질적 컨트롤타워 역할은 농촌진흥청이 맡고, 중앙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진청으로부터 보고받는 업무 수행체계를 구축하고 있어서다. 특히 농식품부 내에서 과수와는 무관한 식량정책국이 화상병 실무를 담당해 전문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화상병 대책을 논의하는 별도의 방역심의회도 구성돼 있지 않다.

이는 가축전염병 대처와는 확연히 다른 점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같은 가축전염병에 대해선 농식품부 내 가축방역심의회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방역정책국이 방역 실무를 담당하며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한다.

문제는 중앙부처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없다보니 지자체와 협력해 유기적인 화상병 방역체계를 구축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한 화상병 전문가는 “컨트롤타워를 행정력을 가진 중앙부처가 맡으면 지자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데, 연구기관인 농진청이 맡다보니 아무래도 지자체 협력이 원활치 않은 게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자체들은 농진청이 화상병 방제업무를 지자체에 과도하게 떠넘기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최근 화상병이 발생한 한 지자체 실무 담당자는 “농진청에선 병 발생까지만 확인해주고 나머지 방역·매몰 작업은 다 지자체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화상병 발생이 없었던 지자체에선 확진 이후 지주대를 뽑거나 수령 측정을 하는 것에서부터 업체를 구해 실제 굴취작업과 매몰을 진행하기까지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지방정부에 모든 것을 맡겨놓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하소연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지난해 화상병 손실보상금 문제를 놓고도 한차례 부딪친 바가 있다. 농식품부가 화상병 손실보상금 일부를 지자체에서 분담하도록 식물방역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다. 이런 시도는 지자체의 거센 반발에 막혀 무산됐지만 지방정부에 방역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한동안 지속됐다.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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