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 화상병 ‘초비상’] ‘사상 최악’ 2020년 뛰어넘나 “방역 총력”

입력 : 2021-06-07 00:00

급속 확산…원인과 대책

올들어 231건…지난해 1.7배

6월들어 사흘간 52건이나 발생

농진청 “매몰 범위 확대 검토”

 

과수 화상병이 국내 최대 사과 생산지인 경북에 발생해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추가 확산을 막는 데 방역당국과 과수농가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화상병, 국내 최대 사과 주산지 ‘강타’…경북 내 병 퍼지면 걷잡을 수 없어=안동에서의 화상병 발생은 경북지역 과수농가들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안동이 기존 화상병 발생지역과 인접하지 않은 데다 특별관리지역에도 포함돼 있지 않아서다.

농촌진흥청은 화상병 발생지역인 충북·강원과 인접한 영주·봉화·문경·예천 4개 시·군과 세종, 충북 청주·괴산, 충남 공주·예산, 전북 익산 등을 화상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설정한 바 있다.

화상병 발생이 확인된 안동시 길안면이 경북 내 사과 주산지의 중간 지점이라는 점도 큰 걱정거리다. 방심하면 화상병이 사방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북지역에서 화상병이 확산되면 사과 생산량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자칫 우리나라의 과수산업 전체 지형이 바뀔 수도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사과나무가 화상병에 감염돼 뽑아내면 3년 동안 해당 과원에 사과·배 등의 기주식물을 재식할 수 없는 데다 묘목을 심어 열매를 생산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묘목을 사서 10년 이상은 키워야 제대로 된 열매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지금 과수를 뽑아내 묻으면 10년 뒤 생산량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며 “경북 같은 주요 산지에서 사과나무가 급감하면 장기적으로 산업 자체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발생지역으로 점차 확산…원인은=농진청에 따르면 3일 현재 올해 화상병 발생 건수는 231건(107.7㏊)에 이른다. 지난해 6월3일 기준 확진 건수가 134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7배 늘어난 수치다.

특히 5월에 159건 발생했고, 이달 들어서도 1∼3일 발생 건수가 52건에 달해 확산 속도가 심상치 않다. 현 추세라면 올해 화상병 발생 규모가 ‘사상 최악’이었던 2020년을 뛰어넘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안동과 예산처럼 올해 화상병은 미발생지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화상병 발생이 확인된 시·군은 4일 현재 경기 남양주, 충북 단양, 충남 당진·예산, 강원 영월, 경북 안동 등이다. 또 미발생지역인 경기 여주에서도 농가 2곳에서 의심 증상이 나와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미발생지역에까지 화상병이 퍼지는 것은 따뜻한 겨울 날씨, 개화기 고온, 잦은 비 등 올해 기상 상황이 화상병 확산에 유리한 환경이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기관의 분석이다.

화상병은 기주식물이 병원균에 감염됐을 때 즉시 병징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식물체의 생육 상태나 기상환경에 따라 발현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올해 기상환경은 증상이 나타나기에 적합했다는 것이다.

농진청 측은 “수년 전부터 지역별 사과·배 재배지에 화상병균이 확산했다 적합한 기상환경이 조성되며 병 발생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 저지 총력=방역당국은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우선 농진청과 도농업기술원, 시·군 농업기술센터, 농림축산검역본부 등은 발생 지점을 중심으로 긴급예찰을 추진 중이다. 50∼60명의 전문인력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반경 2㎞ 이내의 254농가를 예찰한 후 반경 5㎞까지 예찰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농진청은 매몰 범위 확대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는 화상병이 확인된 발생 과원만 매몰하며, 인근에서 추가적으로 병이 발생하면 기존 발생 과원 주변 100m까지 매몰하도록 하고 있다.

이희용 농진청 재해대응과 지도관은 “구체적인 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화상병 확산을 막기 위해 매몰 범위 확대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허태웅 농진청장은 4일 각 도의 농기원장과 농림축산식품부·농림축산검역본부 등 관계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발생 시·군의 예찰·방제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수준을 강화할 것을 당부했다.

허 청장은 “작년에 비해 화상병 발생이 줄어들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선제적인 방제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다정·김서진 기자 kimd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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