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질비료 지원사업 지방정부 이양 땐 ‘축분 대란’ 우려

입력 : 2021-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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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농협 공동퇴비제조장 운영 전국협의회 소속 조합장들이 이개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실에 유기질비료 지원사업 국비사업 존치 건의문을 전달하고 있다. 김병진 기자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 관련기관 통보 … 지방자치 활성 논리

재정자립도 낮은 농어촌 지자체, 사업 축소·폐지 가능성 높아

농업계 “농민 경영부담 가중 … 탄소저감 정책과도 역행” 주장

 

중앙정부가 실시하는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을 지방정부로 이양하는 방안이 추진돼 농업계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는 국가 사무로 분류돼 있는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연간 1300억원 규모 국비 지원)을 지방 이양 대상으로 분류해 관련기관에 유선으로 통보한 상태다. 국무조정실도 최근 자치분권위원회의 방안에 대한 실무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치분권위원회는 지방자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해당 사업의 지방 이양이 필요하단 논리를 펴고 있다. 또 해당 사업이 지방정부로 이관되면 지역 축분을 우선 사용하게 됨으로써 지역 경축 순환구조가 공고해질 것이라고 주장도 있다.

하지만 농업계에서는 이렇게 되면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에서 농사짓는 농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농어촌 지자체가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을 축소하거나 폐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만일 해당 사업이 축소되거나 폐지되면 농민의 경영비 부담이 가중되고 퇴비 제조에 차질을 빚어 ‘축분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현재 가축분의 가장 큰 소비처 중 하나인 퇴비제조장이 가축분 소비를 줄이면 ‘가축분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같은 정책은 현 정부의 ‘탄소저감정책’과도 역행한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우려에 농협 공동퇴비제조장 운영 전국협의회는 3일 긴급회의를 열고, 해당 사업의 지방정부 이양 반대 입장을 정했다. 최공섭 공동퇴비제조장협의회장은 “지방 재정으로 사업이 이관되면 사업 축소와 포기로 인해 농민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친환경농업 육성이 늦어질 것”이라며 “식량의 안정적인 생산과 농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라도 지방정부 이양이 아닌 중앙정부 사업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이날 국회를 방문해 협의회 명의의 반대성명서를 이개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실에 전달했다. 이 농해수위원장 측은 “지방 이양 대상에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이 포함되지 않도록 요청하겠다”며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처럼 탄소 저감,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사업은 중앙정부에서 컨트롤하는 게 효율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국유기질비료협회와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도 잇따라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농연은 성명서를 통해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의 지자체 이관은 현장 농민들의 경제적 피해로 귀결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의 지자체 이관을 강력히 반대하며, 현장 상황과 동떨어진 해당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다정 기자 kimd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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