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 화상병 막아라”…농가 긴장 속 방역 고삐

입력 : 2021-06-04 00:00 수정 : 2021-06-0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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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단양에서 5월말 처음으로 과수 화상병이 발생해 농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일 화상병 발생농장에서 사과나무를 뽑아내고 있다.

발생·인접지역 가보니

경북 영주 등 의심신고 잇따라

농기센터 문자 발송·예찰 강화

외부인 출입 자제 안내문 부착 일부 지역 이동양봉 자제 요청

 

“요즘은 과수 화상병 걱정에 잠을 못 이뤄요. 몇년 전만 해도 화상병이란 병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1일 오후,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서 만난 과수농가들은 “우리 동네로 화상병이 확산되지 않을까 큰 걱정”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경북과 인접한 충북 단양과 강원 영월에서 지난달말 과수 화상병이 발생한 상황이라, 경북지역으로 확산하지 않을까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동양봉 자제를 요청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화상병 발생지역에서 채밀작업을 한 벌이 미발생지역으로 화상병을 옮길 수 있다며 일부 과수농가들이 자비로 제작한 현수막을 내건 것이다.

뙤약볕 속에서 만난 농민 권오경씨는 과원을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가만히 있지도 못하겠고 노린재 약도 칠 겸 나와봤어요. 인근에서 화상병이 나왔다고 (영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문자메시지도 보냈더라고요, 조심하라고.”

그의 말대로 영주시농기센터는 지난달 28일, 지역 내 3500농가에 화상병 발생에 주의하라는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문자메시지에는 화상병 확산 상황과 발생지역·이웃농가 방문 자제, 소독 철저, 작업자와 이동양봉에 대한 출입관리 등을 당부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농기센터는 이외에도 풍기 등 단양 접경지역에 현수막을 설치하고, 센터 시험포장에 외부인 출입 자제를 요청하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화상병 예찰요원도 4월부터 추가로 5명 더 배치해 운영 중이다.

박세영 시농기센터 지도사는 “영주와 붙어 있는 단양에서까지 화상병이 발생하다보니 과수농가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며 “일주일에 2∼3번은 화상병 의심 신고가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영월과 접해 있는 경북 봉화도 화상병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봉화군은 영월지역 화상병 발생 직후 지역 과원을 대상으로 화상병 전수검사를 실시했고, 요즘도 화상병 예찰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날 단양의 화상병 발생 과원에서는 보상금 지급을 위한 사과 수령 측정과 굴취 작업이 한창이었다. 충북 충주·제천 등 이미 화상병이 대규모로 발생한 지역과 인접해 있기는 하지만, 첫 발생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다.

발생농장의 농장주는 “증상이 나타나기 3일 전 순회조사(예찰) 때만 해도 깨끗했고, 예방약제 살포작업만 7∼8번 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오늘 다 뽑아버릴 걸 아는데도 사과나무가 너무 눈에 밟혀 아침에 열매솎기(적과)를 하러 나갔다”며 “2004∼2006년에 심은 나무들이라 이제 좋은 열매를 맺을 때인데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김경화 단양군농기센터 식량작물팀장은 “화상병이 처음 나와 지역 과수농가의 충격과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농기센터에서 화상병 예찰활동을 위해 과원에 출입하는 것조차 꺼리는 실정”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화상병은 기존 발생지역을 포함해 경기 남양주, 강원 영월, 충북 단양, 충남 당진 등 미발생지역으로 계속 확대되는 모양새다. 올해 화상병 발생 건수는 2일 기준 195건, 98.2㏊다.

영주·봉화·단양=김다정 기자 kimd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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