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감 수확 9일 후에도 싱싱함 지속 ‘1-MCP’ 국산화 길 열렸다

입력 : 2019-10-25 00:00
액체 ‘1-메틸사이클로프로펜(1-MCP)’을 처리한 단감(오른쪽 2개)과 일반 단감(왼쪽). 1-MCP를 처리한 개체는 수확 후 9일이 지나도 경도와 색깔이 수확 직후와 큰 차이가 없었다.

경남도농기원, 합성기술 특허 2~3년 내 농가에 공급 계획

현재 값비싼 美 제품에 의존 국내 제조 땐 가격 10%로 ↓

활용 대상 작물도 확대 전망
 


최근 한국·일본간 갈등으로 주목받는 ‘반도체용 불화수소’처럼 중요하게 대접받는 물질이 농업계에도 있다. 농산물 선도유지제인 ‘1-메틸사이클로프로펜(이하 1-MCP)’이다. 사과·단감 등의 저장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물질로, 현재 미국의 한 기업이 제조·저장에 관한 특허를 갖고 판매 중이다. 그동안 외국기술에 의존하던 이 물질의 국산화 길이 열렸다.

최근 경남도농업기술원은 1-MCP의 ‘합성 장치 및 방법’에 관한 기술을 특허등록하고 농가에 공급할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2가지 화학물질을 섞어 만드는 1-MCP는 1994년 처음으로 농산물 보관기간 연장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보통 신선과일·채소는 자체에서 ‘에틸렌’이라는 성분이 나오면서 무르기 시작하는데, 1-MCP가 이같은 작용을 막는 것이다. 1-MCP는 상온에 두면 쉽게 분해돼 이를 저장·유통할 방안이 마땅치 않았으나, 2002년 미국의 한 기업이 이를 고체상태로 장기보관하는 기술을 개발해 전세계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그래서 가격이 비싸다. 국내에서도 지금까지 1건의 1-MCP 제조기술이 개발됐지만, 저온저장고에서 바로 기체성분을 만드는 방식이지 저장하는 방식은 아니었다.

도농기원 연구진은 ‘국내에선 1-MCP를 장기보관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만들어서 바로 쓰면 되기에 고체상태로 제품화해 오래 보관하지 않고 액체형태로 수시 추출·저장해 농가에 공급한다는 것이다. 1-MCP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암모니아 가스 등의 부산물이 나오는데 이를 거르는 장치도 갖췄다. 1-MCP를 활용해 경도 실험을 한 결과, 일반 단감은 경도가 수확 직후 17.3에서 9일 뒤 1.3으로 떨어진 반면 1-MCP를 처리한 단감은 수확 후 21.5에서 9일 뒤에도 14.1을 유지했다. 경도가 높을수록 과실이 더 단단하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액체로 만든 1-MCP의 약효·약해 시험을 거친 다음 2~3년 후 실용화와 농가 대상 공급을 구상 중이다. 일반적으로 미국산 제품(3.3% 농도 희석)은 70㎥(가로·세로·높이 각각 약 4.1m) 규모의 저온저장고에 처리하는 데 13만원 안팎의 비용이 드는데, 앞으로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가격을 이의 1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안광환 도농기원 연구사는 “향후 생산기반이 마련되면 1-MCP를 1~2일 안에 만들어 농가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출한 액체를 그대로 저장하므로 생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1-MCP 가격이 낮아지면 더욱 다양한 작물에 1-MCP가 등록돼 활용될 전망이다. 현재 1-MCP 관련 제품은 사과·단감·배·토마토·자두·고추·참다래 등 일부 작물에 사용하고 있다.

김해=김해대 기자 hda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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