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종자] 품종개발 100여년…종자강국 ‘성큼’

입력 : 2019-08-15 00:00

위풍당당 한국농업-가치에 기술을 더하다

 

‘인류 먹거리’ 생산이라는 농업 본연의 가치에 토를 달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한국 농업 역시 이 숭고한 가치에 충실했으며, 근대화 이후엔 다수확·고품질·영농편의를 위한 종자개량과 생력화에 몰두해왔다. 가치에 기술을 더하며 한국 농업은 더 강해지고 세련돼졌다. 식량자급의 발판을 마련한 <통일벼> 이후 농업 각 분야에서 우수 품종을 속속 출시하며 종자강국을 지향해온 우리나라 종자산업을 조명하고, 생산성 향상과 노동력 절감을 위해 첨단 신기술로 무장하고 있는 농기자재분야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아울러 곧 실현될 미래농장의 모습도 지상(紙上)에 그려봤다.

 

식량분야

벼 육종기술 ‘세계 최강’ 꼽혀 50여년 동안 395개 품종 선봬

채소분야

배추·무·고추 ‘경쟁력 최고’ 딸기·방울토마토 90% 국산

과수·화훼 분야

과수연구소 설립…육종 활발 화훼도 수출·국산화율 ‘쑥쑥’

축산분야

보증씨수소 통한 한우개량 국가단위 종돈개량도 눈길




■ 우리 종자

‘종자강국!’. 농업선진국을 꿈꾸는 모든 국가가 지향하는 목표다. 품종개발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도 이를 위해 달려왔으며, 성과 또한 적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면 더 큰 희망을 품어도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식량분야=우리나라의 벼 육종기술은 세계 최강으로 꼽힌다. 1962년 농촌진흥청이 설립된 후 2018년까지 모두 395개 품종을 개발했다. 벼의 생육주기를 고려할 때 이 기간에 400개 가까운 품종을 개발한 사례는 전세계적으로도 드물다. 무엇보다 1971년 인디카와 자포니카의 교잡으로 육성한 <통일벼>는 식량자급을 이루는 발판이 됐을 뿐 아니라 벼 육종의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왔다.

고희종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는 “인디카와 자포니카의 교잡은 혁신 그 자체로, 어느 국가에서도 생각하지 못했던 시도”라고 말했다.

그 후 다수확과 고품질 모두를 만족시키는 품종들이 나왔는데, 생산량·품질·밥맛을 겸비한 품종으로 <삼광> <운광> <해담쌀> <해들> <예찬> 등이 개발됐다. 최근에는 기능성까지 겸비한 <고아미2호> <눈큰흑찰> 등도 선보이고 있다.

◆채소분야=채소 육종은 1906년 원예모범장이 설립되면서 시작됐다. 110년이 넘었다. 그간 채소 육종은 민간주도형으로 발전하면서 우수 육종인력 양성이 활발했고 성과도 컸다. 배추·무·고추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지학 한국원예학회장(툴젠 종자연구소 소장)은 “사실 모든 채소작목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춘 작목을 중심으로 기술력을 강화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딸기와 방울토마토 분야에서 90% 이상 국산 품종으로 대체한 게 선택과 집중의 단적인 예다. 주목을 끈 품종으로는 딸기의 경우 <설향> <매향> <아리향>, 방울토마토는 <미니찰> <TY레벨업> 등이 있다. 참외·수박·버섯·오이 등의 분야도 여느 나라에 뒤지지 않는다.

최근엔 골든시드프로젝트(GSP) 등 국가가 지원하는 연구·개발사업이 뒷받침되면서 채소분야는 종자 수출도 활발하다.

◆과수·화훼 분야=본격적인 과수 육종은 1962년 농사원이 농촌진흥청으로 개편되고 원예시험장이 설립되면서부터다. 이렇게 시작해 1969년 우리나라 최초로 배 품종인 <단배>가 육종됐으며 이어 복숭아 <유명>, 사과 <홍로>, 포도 <청수>가 나왔다. 1990년대 들어 원예연구소(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와 산하기관으로 군위사과연구소·나주배연구소·제주감귤연구소 등이 설립되고, 도농업기술원 산하에 포도·감·복숭아 등 특화작목 연구소가 설치돼 활발한 육종이 이뤄졌다.

최근에도 씨 없는 포도 개발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가 소득작목으로 육성한 참다래는 <스위트골드>가 주목을 끌었다.

화훼분야도 성과가 만만치 않다. 선인장은 세계시장을 석권해 국제 교역량의 70%를 차지한다. 프리지어는 <샤이니골드> 등을 중심으로 국산화율이 60%가 넘는다. 일상생활에 쓰이는 화훼에서도 차츰 성과가 나와 국화 <퓨마>, 장미 <딥퍼플>, 나리 <우리타워> 등이 대표적인 국산 품종이다.

◆축산분야=우리나라의 순수 한우개량은 1970년 농진청 고령지시험장의 ‘한우 순수번식을 통한 산육능력개량 연구’와 1976년 축산법에 종축의 자질개량과 혈통보존을 위한 법적 근거를 추가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1979년 ‘한우개량단지’사업이 시작되며 한우 보증씨수소를 통한 한우개량분야의 획기적인 진전이 있었다.

정부는 1982년 축협중앙회 한우개량사업소를 설립하고 1983년부터 한우 당대검정 및 후대검정을 실시토록 했다. 2005년 ‘한우 육종농가’제도, 2013년 ‘농장 후대검정 전문농가’제도를 도입한 것도 한우개량에 큰 힘이 됐다.

양돈분야도 지난 40여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현재 돼지 사육마릿수와 돼지고기 소비량은 1970년 대비 10배나 늘었다. 집단유전학 이론을 바탕으로 하는 ‘돼지개량네트워크’사업은 소규모 개별 농가단위의 개량에서 국가단위 종돈개량체계로의 시스템 전환을 가져왔다. <듀록>과의 교잡을 통해 탄생한 <우리흑돈>과 흑돼지 계통인 <난축맛돈>이 큰 기대를 모은다.  

김기홍 기자 sigmaxp@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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