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과수 신품종 무단반입 여전…‘제2 만감류 사태’ 올 수도

입력 : 2019-07-22 00:00

지난해말 일본 농연기구 ‘미하야’ 등 품종보호 출원 제주 농가에 로열티 등 요구

출원 전에 심어 효력 없지만 법리해석 따라 추가 문제 소지

외국은 신품종 보호 힘 쏟는데 일부 묘목업체는 무작정 판매

농가, 해외 신품종 살 때 취득경로 반드시 살피고 로열티 지불 여부 확인해야



만감류인 <미하야> <아수미> 사태 이후에도 외국에서 개발된 과수 품종을 무작정 들여오는 관행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아 업계 전반에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말 <미하야> <아수미> 재배농가들은 출하에 비상이 걸렸었다(본지 2018년 12월17일자 5면 보도). 이 두 신품종을 개발한 일본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이하 농연기구)가 우리나라에 품종보호 출원을 하면서 국내 농가에 판매 중단과 로열티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농림축산식품부가 내린 유권해석에 따라 출하는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논란의 여지는 남았다. 이처럼 사태가 완전히 종지부를 찍지 못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외국에서 개발된 과수 신품종 묘목이 여전히 생산·판매 신고조차 없이 유통돼 문제가 되는 것이다.



◆감귤 신품종 사태는 현재진행형=지난해 12월 제주도에서 불거진 감귤 신품종 로열티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당시 농식품부는 출원공개일 이전에 심은 품종에서 수확한 감귤에 대해선 임시보호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임시보호권의 근거가 되는 ‘식물신품종 보호법(이하 식물신품종법)’의 효력범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임시보호권은 출원인이 품종보호 출원을 했다는 사실이 공표되는 출원공개일로부터 등록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부여되는 임시 권리를 말한다.

품종보호분야의 한 전문가는 “식물신품종법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은 데다 기본적으로 재배농가보다는 육성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라며 “법리해석에 따라 일본 측에서 다투고자 한다면 임시보호권 기간에 나온 생산물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원공개일 이전에 심은 묘목과 그 묘목에서 나온 생산물에 대한 로열티 지급 여부 및 방식을 어떻게 할지 일본 측과 확실히 협상하는 게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일본 측과의 협상은 중단된 상태다. 일본 측이 나서고 있지 않아서다. 송은미 제주도 감귤진흥과 주무관은 “일본 측은 아직 해당 품종이 품종보호 등록을 위한 심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출원 전에 심은 나무에 대해선 어떤 입장을 취하겠다는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자국 품종보호 공세 거세져=이런데도 일부 묘목업체는 일본에서 개발된 과수 신품종 묘목을 수입 신고도 없이 판매하는 관행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등 세계 각국이 자국 신품종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에 품종보호 출원을 하는 추세에 반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 묘목업체에 따르면 해외에서 개발된 과수 신품종은 농가나 묘목업체에게 떨치기 힘든 유혹이다. 충북 옥천에 위치한 한 묘목업체 대표는 “일본 등 선진지로 견학을 간 농가나 중개업자들은 새로운 품종을 살펴보고 가지(접수)를 국내로 가져온 후 접붙이기해 어렵지 않게 묘목을 만들 수 있다”며 “국내에 없는 신품종은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일반 농가들이 먼저 나서서 들여오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현재 일본 농연기구가 국내 품종보호 출원을 해 심사 중인 사과 <로즈펄> <루비스위트> 묘목은 온라인에서 쉽게 판매업체를 찾을 수 있다.

일본이 자국 신품종이 해외에서 무단으로 재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이런 관행을 끝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7년 이후 일본 농연기구가 출원인으로 국내에 출원한 과수 품종은 21개로, 이중 15개 품종은 현재 심사 중이다.

◆신품종 묘목 구입할 때 취득경로 따져야=전문가들은 “해외에서 개발된 신품종 묘목을 구입할 때는 취득경로를 확인하고 해당 품종이 품종보호 출원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성명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명예선임연구위원은 “해외에서 개발된 신품종이라도 로열티를 정당하게 지불했다면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묘목상이 해당 묘목에 대한 로열티를 지불했다’는 증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은정 기자 onjung@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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